대한민국, 첨단 해양모빌리티의 내일을 열다

입력
2024.08.2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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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을 이용하여 화물을 옮기는 것은 약 5,000년 전 메소포타미아와 바레인, 그리고 서인도 지역 사이에서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15세기 말 이후에는 나침반 활용, 라틴세일(삼각형 돛) 적용 등 획기적 항해 기술에 힘입어 전 세계가 바다를 통해 연결되었다. 18세기 말에 도입된 증기선박은 국가 간 교역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면서 조선업과 해운업이 매우 중요한 기간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수세기 만에 선박의 패러다임을 바꿀 거대한 혁신의 물결이 다시 밀려오고 있다. 바로 '탈탄소'와 '디지털'로 대표되는 제4차산업 기술의 발전이다. 특기할 점은 현재 우리가 직면한 변화는 과거와 달리 국제해사기구를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와 주요 선진국에서 동시에 경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국내 조선 및 해운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국내외 현안들에 막중한 책임감으로 임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2월 '국제해운 탈탄소화 추진전략'을 수립, 무탄소 선박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1월 시행되는 '자율운항선박법'을 기반으로 자율운항선박 원천기술 확보, 운항 기반시설 확충 등도 공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으려면 우리 기술과 제도를 국제사회에서 지지해줄 우군을 확보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해양수산부가 매년 '한국해사주간(Korea International Maritime Week)'을 개최하는 근본적 이유이다.

9월 9일부터 일주일간 개최되는 '한국해사주간'은 해운, 조선, 항만 등 선박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최신 기술 동향과 정책 방향을 공유하고 주요 국가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국제협력의 장이다. 올해는 '국제해운분야 대전환시대: 도전과 기회'라는 주제 아래 고위급 대담을 비롯하여 15개 세부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그간 해양수산부는 해사주간을 통해 글로벌 해운이슈와 관련된 혁신적 대안을 제시하고 국제사회 지지를 이끌어 내는 의미 있는 결실을 맺은 바 있다. 국제표준이 된 선박평형수 관련 설비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성과들이 쌓이면서 국제 해운산업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는 한편,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국가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내일로 나아가기 위한 항해는 인류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공동의 숙제이다. 우리가 국내에서 준비한 사항들을 중심으로 '한국해사주간'에서 펼쳐질 논의와 협력은 변화의 파도를 헤쳐 나갈 든든한 동력이 되어, 미래를 향한 희망찬 항해를 이끌고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해운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힘찬 바람이 될 것이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