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전8기' 여수 조선소 집적화 단지 이번엔 가능할까

입력
2024.08.28 13:48
율촌 융복합 단지 내 부지 확보
주민 반발에 번번이 이전 무산
市, TF팀 꾸리고 행정력 총동원

전남 여수시가 20여 년 전 무산된 '조선소 집적화 단지'를 재추진해 관심을 끌고 있다. 여수 지역 16개 조선소를 한곳으로 모아 경쟁력을 높이고, 해양 경관 문제도 해결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조선소들이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데다 2006년 추진 과정에서 발목을 잡았던 인근 주민들의 반발 도 여전한 상황이어서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28일 여수시에 따르면 여수광양항만공사가 바다를 매립해 조성 중인 광양항 율촌 융복합 물류단지 2단계 부지 내 14만 8,760㎡를 확보, 조선소 집적화 단지를 재추진한다. 항만공사는 조선소 집적화 단지 부지를 2026년 2월쯤 분양해 2029년까지 조성할 예정이다.

시는 이에 발맞춰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지역 조선업체들의 이전 지원에 착수했다. 조선소를 한곳으로 모아 주민 불편은 줄이고 조선소들의 경쟁력도 높인다는 구상을 내놨다.

여수엔 16개의 조선소가 분산되면서 소음과 분진 등 문제로 해당 주민들로부터 민원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데다, 도시 미관을 해치는 도심 속 흉물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여수 밤바다'를 대표 관광 명소로 내세우는 시 입장에서 해안을 따라 즐비하게 늘어선 조선소들은 골칫거리였다.

시는 20년 전부터 수차례 집적화 단지 조성을 추진했으나, 주민들의 반발 등 번번이 무산돼 난항을 겪었다. 물류단지의 높은 분양가 역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지난 2월 여수광양항만공사가 고시한 광양항 율촌 융복합 물류단지 1단계 부지 분양가는 3.3㎡ 당 102만 원 대이다. 물류단지 2단계 부지 역시 비슷한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조선소들이 난색을 보이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주민 반발 등 근본적 해결책 마련은 어렵지만, 지역발전과 도시계획 수립을 위해선 반드시 조선소 집적화 단지가 필요하다"며 "단지가 조성되면 조선소들 역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이번엔 반드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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