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2' 이민호, 유독 기억에 남는 팬의 정체 [인터뷰]

입력
2024.08.30 10:27
이민호, 한수 역으로 열연
"자유 꿈꿀 때 '파친코' 만났다"

'파친코 시즌2'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안겼다. 출연 배우 이민호 역시 드라마 팬을 통해 힘을 얻었다. 이민호를 만난 군인 출신의 시청자는 전쟁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을 때, 그가 나온 드라마 덕에 많이 회복했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는 애플티비플러스 오리지널 '파친코 시즌2' 관련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민호는 이 자리를 찾아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이민호가 맡은 역할은 한수다. 한수는 선자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 매력적인 인물이다.

이민호의 지난날

'파친코 시즌2'로 돌아온 이민호는 지난날을 돌아봤다. 그는 20대 때부터 '어떤 작품, 어떤 캐릭터든지 해보고 싶고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유독 돈 많고, 청춘 느낌이 나는 캐릭터들로 사랑을 받아온 듯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답답함을 느꼈다.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욕구가 있을 때 '파친코'를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 작품에 임할 때는 진정성이 중요했다. 이민호는 "'파친코 시즌2'가 시대에 대한 깊은 이야기와 감정을 다룬다. 어떻게 진정성 있게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모두가 치열한 고민을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모두가 질문이 많았다. 끊임없이 자기 위치에서 노력했다. 계속 질문하고 대화가 오고가면서 '파친코 시즌2'가 발전해 나갔다"고 뜨거웠던 현장을 떠올렸다.

한류 스타 이민호

이민호가 바라본 한수는 생존의 방식으로 폭력성을 선택한 인물이었다. 이민호는 "한수가 사랑을 표현할 때도 폭력에 기반한 방식을 선택했다"면서 "지금 시대 사랑의 기준과는 다를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한수는 그 답을 몰랐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류 스타'라는 타이틀의 소유자인 이민호에게 출연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그는 "한국 콘텐츠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문화, 관점, 감정 표현법들을 통해 배우로서 풍성해질 수 있겠다' 싶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고, 한류라는 타이틀이 없어진다 해도 내 영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그런 것에 대해 크게 부담을 느끼진 않는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시청자와의 추억

이민호에게는 유독 기억에 남는 시청자가 있다. 그는 해외에서 진행된 프리미어 행사를 떠올렸다. 이민호는 "팬 중 한 명이 군인으로 30년 일하셨다더라. 은퇴하고 전쟁 후유증으로 고생하던 때, 내가 나온 드라마를 알게 됐고 많이 좋아졌다고 말씀해 주셨다. 콘텐츠가 가진 힘을 느꼈다"고 밝혔다. 팬의 말은 이민호에게 맡은 역할을 더욱 잘 표현하고 싶은 욕망을 안겼다.

이민호는 데뷔 18년 차를 맞이했다. 그는 "18년 동안 날 안정적이게 해준 것들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를 바라봤을 때 '이것만으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안정적인 것 대신 경험해보지 않은 것들을 찾으려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혼이 될 수도, 자식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고민을 진지하게 하게 된다. 내가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어떤 게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찾는 중이다"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편 '파친코 시즌2'는 총 8편의 에피소드로 이뤄져 있다. 지난 23일 첫 번째 에피소드 공개를 시작으로 오는 10월 11일까지 매주 금요일 새로운 에피소드가 애플티비플러스를 통해 베일을 벗는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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