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반대한 '외국인 최저임금 차등적용'... 오세훈, 나경원과 손잡고 차별화

입력
2024.08.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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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나경원 주최 세미나 참석
吳·羅, "헌법상 평등은 실질적 평등"
정책 현안 고리로 '비윤·반한' 전선

여권 잠룡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외국인 노동자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고리로 정책적 교집합을 넓혀가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위반 문제로 난색을 표한 한동훈 대표나 정부 측 주장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셈인데, 당 내부에서는 '비윤·반한' 전선이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오 시장은 27일 나 의원실이 주최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임금, 문제와 해결책은' 세미나 참석을 위해 9개월 만에 국회를 찾았다. 오 시장과 나 의원이 해당 주제에 호흡을 맞추는 것은 국가적 어젠다인 저출생 문제해결과 직결돼 있다는 판단과 동시에 대선주자로서 다른 여권 인사들과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필리핀 가사관리사 도입에 앞장선 오 시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고용노동부·법무부 등을 겨냥해 "앉아서 부작용 타령만 할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에 함께 지혜를 모으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나 의원 역시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차등 적용은 헌법상 평등권과 배치된다'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를 겨냥해 "헌법상 평등은 무조건적 평등이 아니라 합리적 차별은 가능한 것"이라며 "김 후보자가 헌법 위반이 아니냐고 했지만, 충분히 윈-윈(win-win)하는 제도를 만들 수 있고 헌법에 위반되지 않게 구성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나 의원은 "오 시장이 고용부와 행정적으로 논의한다면, 저는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들과 열심히 소통하겠다"고 역할 분담론까지 제안했다.

오 시장과 나 의원의 입장은 한 대표와도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한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 토론회에서 "외국인에게 최저임금을 차등지급하는 것은 ILO 차원의 문제가 있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오 시장은 이날 관련 질문에 "E7 비자를 활용한다든지 충분히 준비한다면 ILO 협약과 충분히 양립 가능하다"며 "현행 법령에 위배되지 않고 얼마든지 저렴하게 그분들의 노동력을 활용하는 방안이 있기 때문에 당과 지속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이날 세미나 참석에 대해 "나 의원과 정책적 교집합을 넓혀가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당 내부에서는 여권 잠룡 중 맨 앞에 있는 한 대표를 향한 일종의 연대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대권을 목표로 하는 오 시장과 서울시장을 노리는 나 의원이 전략적 연대를 모색하는 차원으로 보인다"며 "민감한 정책 이슈를 통해 한 대표와 정책적 차별화가 존재감을 발휘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