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서 의정갈등 해법으로 제시한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보류 제안에 대통령실이 27일 "윤석열 정부는 개혁 과제를 간단없이 추진해 가겠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날 "국민들이 원하는 의료개혁의 본질과 동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지금 상황에 대한 국민들 걱정과 우려를 경감시킬 수 있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중재안 마련에 방점을 찍자, 정부의 기존 추진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에 "인내심을 갖고 의료 개혁을 완수해야 지방 시대가 열린다"며 "정부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의대 증원 문제가 의료 개혁 과제뿐 아니라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 시대 과제와도 직결돼 있다는 취지다. 이 관계자는 "돈과 재정만 지방에 내려간다고 해서 지방 시대가 열리는 것이 아니다"라며 "정주 여건의 핵심인 교육과 의료의 격차를 해소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그래야 지역균형발전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한 대표는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정부와 추가 논의를 이어갈 의지를 내비쳤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원하는 의료개혁의 본질과 동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지금의 상황에 대한 국민 걱정과 우려를 경감시킬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와) 논의 단계라서 그 내용에 대해 상세하게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의정갈등 해법을 두고 대통령실과 여당 간 간극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중요 현안인 만큼 30일로 예상되는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해법을 찾기 위한 논의가 오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정부는 이미 입시 절차가 시작됐고 2026년도 증원 계획도 번복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란 입장이다. 다만 2026년도 증원안과 관련해선 ‘의사들이 과학적 단일안을 가져올 때’를 전제로 협의할 수 있다고 열어뒀다.
관건은 의사들의 통일된 입장이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증원 계획은) 근거 가지고 책임 있게 결정할 사항이지 협상을 해서 결정해서 안 된다"며 "증원 규모에 이견이 있어서 논의가 이뤄지면 숫자에 대한 근거와 계산방식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