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전 정부 국가 빚 400조 늘려…허리띠 졸라 꼭 써야 할 곳에 써야"

입력
2024.08.27 11:26
"24조 원 지출 구조조정 단행… 해야 할 일에 집중 투입"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는 국무회의에서 “지난 정부는 5년 동안 400조 원 이상 국가채무를 늘렸다”며 “재정지출의 효율성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2년 연속 세수 결손을 겪고, 문재인 정부부터 이어지고 있는 과도한 국가채무 상황에서, 앞으론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반면 부진한 내수 회복, 서민경제 안정을 위해선 적극 재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지난 정부에서) 재정 부담이 크게 늘면서 정부가 일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며 “1948년 정부 출범 이후 2017년까지 69년간 누적 국가채무가 660조 원인데 지난 정부 단 5년 만에 1,076조 원이 됐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문 정부의 재정 문제를 지적한 건 처음이 아니다. 정부 출범 이후 매번 내년도 예산안의 기조였던 ‘건전재정’ 이유를 설명할 때마다 활용했다. 이날도 윤 대통령은 “앞으로 고령화로 인해 건강보험과 연금 지출을 중심으로 재정 운용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서 비효율적인 부분은 과감히 줄이고 꼭 써야 할 곳에 제대로 돈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재정사업 전반의 타당성과 효과를 재검증해 총 24조 원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며 "이를 통해 절감된 재원은 국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에 집중적으로 투입했다"고 소개했다. 건전재정 속에서도 약자 복지에 어느 정부보다 많은 재정을 투입했다는 설명.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 3년 동안 늘어난 생계급여가 4인 가구 기준 월 41만5,000원"이라며 "지난 정부 5년간 인상한 19만6,000원의 두 배가 넘는다"고 비교했다.

윤 대통령은 예산 투입 집중 분야로 연구·개발(R&D)을 우선 꼽았다. 윤 대통령은 "R&D 투자를 선도형으로 전면 개편하고 지원 규모도 대폭 확대하겠다"며 "인공지능(AI)·바이오·양자 등 3대 미래 게임 체인저 전략기술 등을 중심으로 재정 투자를 올해 26조5,000억 원에서 내년 29조7,000억 원으로 3조2,000억 원 늘리겠다"고 말했다.

저출생 극복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가정 양립, 자녀 양육, 주거 등의 '3대 핵심분야'에 대한 지원도 강조했다. 지역의료와 필수의료에 드는 재정 역시 올해 8,000억 원 수준에서 내년 2조 원 수준으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병장 기준 병사 봉급을 내년에 205만 원으로 높이겠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현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