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횡령' 비피도 재무팀장, 명품시계 쇼핑하다 잡혔다

입력
2024.08.27 13:15
검찰, 구속기소... 비피도는 거래중지 상태

코스닥에 상장된 건강기능식품 업체인 '비피도'의 자금 담당 직원이 회삿돈 80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최순호)는 지난달 12일 비피도 재무관리팀장인 30대 후반 김모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김씨는 6월 26일 점심시간 회사 자금 80억7,589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해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비피도 측은 김씨의 범행 당일 회사 자금이 돌연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김씨는 범행을 저지르고 사무실에서 종적을 감춘 뒤였다고 한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출국금지 및 계좌 동결 조치를 취하고 추적에 나섰다.

김씨가 경찰에 긴급체포된 것은 같은 날 오후 6시쯤,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였다. 그는 명품 시계 등을 구매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를 구속한 뒤 추가 수사를 거쳐 검찰에 넘겼고,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도 거액의 횡령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비피도는 이번 사건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매매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자기자본 5% 이상의 금액에 대한 횡령·배임 사건이 발생하면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사유가 된다. 한국거래소가 주식 거래를 중지시킨 상태에서 상장을 폐지할지 유지할지(거래 재개)를 결정하는 절차다. 김씨의 횡령 금액은 비피도 자기자본의 15.6%에 해당된다.

비피도는 "제반과정에 대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조치를 취하고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재정비를 진행하겠다"고 공시했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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