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OCI에 음극재 소재 회사 지분 다 팔았다

입력
2024.08.26 20:30
양사 이사회서 지분 매각·인수 안건 의결
OCI "반도체·이차전지 소재 사업 외연 확장"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계열사 포스코퓨처엠이 OCI와 합작해 세운 배터리 음극재 생산 회사 피앤오케미칼 지분을 OCI에 모두 팔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포스코퓨처엠과 OCI는 이날 오후 각각 이사회를 열고 피앤오케미칼 지분 51%를 합작사인 OCI에 전량 매각하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OCI는 포스코퓨처엠과 주식 매매계약을 하고 포스코퓨처엠이 보유한 피앤오케미칼 지분 전량을 약 537억 원에 인수한다. 앞으로 기업결합심사를 거쳐 이 회사는 OCI 자회사로 최종 편입될 예정이다.

피앤오케미칼은 2020년 7월 포스코퓨처엠과 OCI가 각각 51%, 49% 지분으로 투자해 세운 합작 회사다. 2022년 연산 5만 톤(t) 규모의 과산화수소 생산 설비를 준공해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전자급 고순도 과산화수소를 생산하고 있으며 2023년 하반기에는 이차전지 흑연 음극재의 코팅 소재인 고연화점 피치 생산 공장을 완공해 현재 시운전 중이다. 그러나 피앤오케미칼은 지난해 671억 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아직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업계는 포스코퓨처엠의 이번 지분 매각이 포스코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의 하나로 보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그룹 차원에서 장기 전략에 맞지 않거나 수익성이 낮은 사업, 불용 자산 등을 정리하는 대규모 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번 지분 매각과 부채 인도 등을 통해 약 1,500억 원의 재무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OCI는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해 중장기 성장을 꾀하고 있다. 특히 고순도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 익산공장과 긴밀한 연계를 통해 제품 품질 향상과 원가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부터 고연화점 피치 생산을 본격화하고 추가 고객사 확보 등 수익성을 높이는 노력도 지속할 예정이다.

이번 지분 매각·인수 후에도 포스코퓨처엠과 OCI는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기로 했다. 피앤오케미칼은 핵심 원재료인 제철 부산물을 포스코그룹으로부터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이 회사가 생산한 고연화점 피치는 포스코퓨처엠에 공급된다.

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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