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에 빠진 두 생명을 구하고 스물셋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고(故) 김신씨가 24년 만에 졸업장을 품에 안았다.
전남대는 2023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국문학과 94학번이었던 김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고 26일 밝혔다.
국문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고인은 2000년 7월 30일 자신의 고향인 전남 영암군에서 후배들과 월출산에 오르다, 저수지에 빠진 중학생 2명을 발견하고 몸을 던졌다. 학생들은 김씨의 구조로 가까스로 생명을 구했으나, 정작 김씨 자신은 저수지를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다. 같은 해 12월 보건복지부는 고인의 희생정신을 기려 그를 의사자로 결정했다.
이날 김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한 이성원 전남대 인문대학장은 "고인은 희생정신을 실천한 우리 사회의 귀감이다. 인문대학 학생들에게도 큰 배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문들은 김씨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그가 학창시절 주로 생활했던 인문대학 정원에 '기억의 벤치'를 조성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