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전기차가 경쟁하게 될 이동수단

입력
2024.08.2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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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8 플라잉카


일본 벤처기업 ‘스카이드라이브(SkyDrive)’가 2020년 8월 28일, 하늘을 나는 자동차(flying car) 시연회를 개최했다. 모델명 ‘SD-03’이라는 1인승 전기 구동 수직 이착륙 자동차(eVTOL)는 8개 모터와 사방 모서리 각 한 쌍의 프로펠러로 이륙, 파일럿의 조작에 따라 약 3m를 상승해 4분가량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발명(1903년)한 지 약 117년 만이었다.

2012년 플라잉카 개발을 시작한 업체 측은 시연회에서 2023년부터 2인승 첫 모델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그 목표는 실현되지 않았다. 당초 업체는 대당 가격이 30만~50만 달러 정도일 것으로 예상하며 “신기술 제품은 어떤 것이든 처음엔 비쌀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 무렵 상용 에어택시가 등장하고 eVTOL 시장 규모도 1.4조~2.9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헬기와 전기모터-자동차를 감안하면 eVTOL에 담긴 기술을 첨단이라 하긴 애매하다. 새로움보다는 개선-개량, 즉 얼마나 차체를 경량화하면서 배터리 용량을 늘리느냐가 관건이다. 플라잉카의 개념적 디자인과 진지한 도전도 사실 비행기보다 크게 뒤지지 않은 19세기 말부터 이어져왔다.

eVTOL의 혁신 혹은 매력은 다시 말해, 비행에 있는 게 아니라 공항을 없애는 데 있는 듯하다. 항공권을 미리 구입해 공항에서 성가신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된다는 것, 자가용 승용차를 타듯 아무 때나 날아서 어디든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야 할 길이 멀어 보이긴 하지만, 관건은 경제성과 실용성, 안전성이다. 미국 보잉사와 에어버스, 자동차 업체 도요타와 포르쉐, 한국의 현대자동차 등이 일찌감치 개발에 착수했고, 이제는 스카이드라이브의 시제품보다 훨씬 그럴싸한 모델들도 더러 소개되고 있다.

최윤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