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나서 죽을것 같아...사랑해" 엄마 울린 마지막 문자

입력
2024.08.26 06:54
어머니 "아들 떠난 다음날이 내 생일"
"소방 도착 14분 뒤에도 문자 보내"
유족들 "구조 늦었다" 지적

부천 호텔 화재 희생자 중 한 명인 A씨가 숨지기 전 어머니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공개됐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부천 호텔 화재 희생자 안치된 경기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장례식장서 A씨 어머니는 아들이 사고 발생 당시 보낸 문자를 공개했다. 대학 재학 중이던 A씨는 지난 22일 불이 난 호텔 7층 객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씨는 화재 발생 15분 뒤인 오후 7시 49분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 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2분 후인 7시 51분에는 '나 모텔에 불이 나서 죽을것 같아' 라며 상황을 알렸다. 7시 57분에는 '엄마 아빠 모두 미안하고 사랑해' 라며 마지막 문자를 보냈다.

A씨 어머니는 아들의 문자를 보고 곧바로 전화 했지만 응답이 없었다고 한다. 8시 2분 '아들 어디야', 8시 25분 '일찍 와' 라고 문자를 보냈지만 A씨는 끝내 답하지 못했다.

A씨 어머니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문자를 확인하고 아들한테 계속 연락했는데 끝내 목소리도 듣지 못했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떠난 다음 날이 내 생일이다. 생일을 아들 장례식장에서 보낼 줄은 꿈에도 몰랐다" 며 눈물을 쏟았다.

유족들은 구조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졌다면 A씨가 살 수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소방 선착대가 화재 사고 당일 오후 7시 43분에 호텔에 도착했고, 14분 뒤인 오후 7시 57분까지도 A씨가 가족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번 화재는 지난 22일 오후 7시 34분 부천시 원미구 중동 호텔에서 발생해 7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쳤다.

윤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