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동 취객' 뺨 때려 해임된 경찰관… '정직 3개월'로 감경

입력
2024.08.25 18:53
취객과 합의...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

지구대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린 남성의 뺨을 때렸다는 이유로 해임 처분을 받았던 경찰관이 징계 이의신청을 거쳐 복직 결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22일 인사혁신처 산하 소청심사위원회(소청위)는 독직폭행으로 해임된 A(49)경위에 대한 징계를 해임에서 정직 3개월로 변경했다. 독직폭행은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을 폭행하는 행위로, 현행법상 정직·강등·해임 등 중징계를 받을 수 있다.

A경위는 지난해 10월 15일 오전 1시 30분쯤 지구대로 체포된 20대 남성 B씨를 독직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만취 상태로 70대 택시기사에게 행패를 부리고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해 체포됐다. B씨는 지구대에서 약 30분 동안 경찰관들에게 "무식해서 경찰한다"고 조롱하고 여성경찰관을 성희롱하기도 했다. A경위는 B씨를 막는 과정에서 뺨을 8차례 때렸고, B씨는 119에 "경찰에게 맞았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5월 징계위원회를 열고 A경위를 해임하기로 했다. 당시 징계위는 "다른 방법으로 이를 제지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해임 결정에 불복한 A경위는 소청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해임보다 두 단계 낮은 수위인 3개월 정직 결정을 내린 소청위는 사건의 발단이 주취자의 공권력 위협 행위였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청위 결정에 따라 A경위는 조만간 복직할 전망이다. 앞서 경찰은 A씨를 검찰로 넘겼으나, 검찰은 사정을 참작해 A경위를 기소유예했다. A경위는 B씨를 찾아가 사과하고 합의금 500만 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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