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3일 때아닌 거취 표명을 했다. 전날 자신에게 제기된 정계 은퇴설을 부인하면서다. 이 전 총리는 "국가 위기를 외면하지 않겠다"며 정치 활동을 이어갈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저의 거취와 관련해 알려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정치에 일일이 관여할 수 없고, 관여하지도 않고 있다"면서도 "대한민국의 진로와 운명에 대해서는 외면할 수 없다고 생각해 때때로 생각을 말씀드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자신의 근황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이달 설립된 '국가과제연구원'의 원장을 맡아 국가적 과제를 연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달부터는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연구생 자격으로 북한 문제와 한반도 평화를 공부한다고 한다. 그는 "한반도와 세계의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 중국어 공부도 병행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리의 메시지는 전날 라디오 방송에서 제기된 정계 은퇴설을 반박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22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규완 CBS 논설위원은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비명)계 전직 의원 모임 '초일회'의 구성원인 김철민 전 의원이 이 전 총리를 찾아가 '더 이상 정치 활동을 하지 말아달라'는 취지로 요청했다고 전했다. 김 논설위원은 방송에서 "본인(이 전 총리)이 '그렇게 하겠다' 수용을 하셨다"면서 "사실상 '강제 정계 은퇴'를 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전 총리가 공동대표로 참여했던 새로운미래의 전병헌 대표도 23일 페이스북에서 "초일회가 이 전 대표에게 정계 은퇴를 요구했다는 소문은 사실무근"이라며 "초일회가 정치적 공백기를 갖고 있는 이 전 총리에게 소금까지 뿌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이어 "초일회가 정계 은퇴를 입에 담았다면 이낙연이 아니라 이재명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비명계 의원들이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 '비명횡사(비명계 의원이 줄줄이 낙천한 것)'한 일을 꼬집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