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에 이례적으로 아쉬움을 표한 것에 대해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오히려 독립성이 있으니까 금리 동결이 '아쉽다'고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통위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다 보니 뒤늦게 (동결) 결정 나고서 아쉽다고 한 것"이라며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 "그렇지 않으면 물밑에서 (문제제기를) 할 수도 있지 않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건 전제 조건"이라며 "다만 추석을 앞두고 어려움이 있어서 이제는 내수를 진작하는 방안을 마련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 물가 안정과 내수 진작을 위한 범정부 추석 안정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왔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금리 결정은 한국은행 금통위의 고유권한이고 충분히 여러 경제 상황을 감안해 결정했으리라 생각하고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내수 진작 문제에서 봤을 땐 약간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느끼는 내수 부진 현상 등 조금 현실적 고려가 있어야 하지 않냐는 판단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은은 전날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하면서 역대 최장기간 동결 기록을 다시 썼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자율을 급하게 낮추거나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금리 동결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금리 결정은 금통위의 고유 권한이지만, 내수 진작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고 이례적으로 별도의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