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접경지 쿠르스크주(州)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를 공격하려고 했다고 비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쿠르스크 전황 관련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적군이 지난밤 원전을 공격하려고 했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를 통보했고 IAEA가 상황 평가 전문가를 보내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쿠르스크 원전은 지난 6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서부 접경 지역을 기습 공격하며 안전 위협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 원전이 쿠르스크 격전지에서 불과 30㎞ 거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원전 타격 계획이 없다고 항변하지만, 러시아는 지속적으로 '원전 위협론'을 제기하고 있다. 서방 군사 전문가들은 30㎞는 우크라이나가 충분히 포격을 가할 수 있는 거리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런 위기감 탓에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다음주 쿠르스크 원전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하기도 했다. 그로시 총장은 특히 쿠르스크 원전이 가동하고 있는 원자로 2개가 구형 모델이라는 점에서 인근 전투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있다고 말했다. 이 원자로가 1986년 인류 최악의 원전 참사를 일으켰던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에 쓰인 것과 동일한, 보호 덮개가 없는 형태라서 유사시 막대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이 그로시 총장 분석이다. 쿠르스크 원전은 활동 중인 원자로 2개와 가동을 멈춘 원자로 4개로 구성돼있다.
쿠르스크 방문이 러시아 요청에 따른 것인지 묻는 질문에 그로시 총장은 "그들이 내 방문을 원한다면 IAEA가 원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제안했다. 그랬더니 그들이 나를 초청했다"고 답했다. 그로시 총장은 원전 방문 뒤 우크라이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