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 '더위가 가시고 선선해진다'는 처서가 22일 찾아왔지만 당분간 폭염과 열대야는 계속될 기세다. 한반도 주변 고기압과 높은 해수 온도의 영향으로 고온다습한 서풍이 부는 탓이다. 저기압으로 인한 강수에 이어 주말까지 전국 곳곳에서 소나기가 예보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중국 산둥반도 부근에서 접근한 기압골의 영향으로 이날부터 23일 아침까지 수도권, 강원 내륙·산지, 충청권에 20~60㎜(경기 북부·강원 북부 내륙 80㎜ 이상)의 비가 예보됐다. 다른 지역의 예상 강수량은 광주·전남, 경상권 5~50㎜, 전북 5~40㎜, 강원 동해안 5~30㎜, 제주 10~60㎜다. 지역에 따라 돌풍과 천둥·번개와 함께 시간당 20~30㎜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적으로 폭염특보가 발령된 가운데, 기압골이 접근 중인 서해상과 남해상에는 풍랑특보가, 서해안은 강풍특보가 발령됐다. 기압골에 동반된 하층제트가 한반도를 통과하면서 이날 오후부터 다음 날 오전 사이 풍랑·강풍특보는 해제되겠다. 기상청은 "북한 지역에도 많은 비가 예상돼 임진강, 한탄강 등 경기 북부 하천은 수위가 급격하게 상승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23일부터는 기압골 영향에서 차차 벗어나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 들면서, 하늘이 개고 구름 많은 날씨를 보이겠다. 다만 23일과 24일 양일간 오후부터 저녁 사이에 상층 기압골, 낮 동안의 높은 일사량, 하층 기류 수렴에 의해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내리겠다. 23일은 서쪽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20㎜, 24일은 강원도와 경상권을 중심으로 최대 40㎜가 예상된다.
뒤이어 일본 남쪽 해상에 근접할 제10호 태풍 '산산'과 북태평양고기압 사이를 따라 고온다습한 동풍 기류가 수렴하면서 25, 26일에는 제주, 26일 오후에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오겠다. 이후에도 대기 불안정으로 소나기가 종종 내릴 수 있다. 다만 태풍 산산의 이동 경로에 따라 강수 양상이 예보와 다를 수도 있다.
비가 오는 동안은 지역에 따라 잠시 무더위가 약해지겠지만, 이후에는 다시 기온이 오르고 열대야도 계속될 전망이다. 23일 기압골 통과 후 티베트고기압 영향으로 산둥반도 부근에 고기압이 형성되고, 서해의 높은 수온까지 더해져 고온다습한 서풍이 계속 유입되면서다. 아울러 한반도 남쪽 북태평양고기압을 따라 더운 남서풍이 부는 데다, 태풍 산산마저 열기를 몰고 올 가능성이 있다. 중기예보에 따르면 다음 달 1일까지 예상 기온은 아침 최저 22~26도, 낮 최고 30~34도다. 이날까지 서울은 32일, 제주는 38일 연속 열대야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