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성 "넘어져 천추골 골절…100% 회복" [인터뷰]

입력
2024.08.26 07:40
고아성, '한국이 싫어서'로 스크린 복귀
"좋은 작품으로 좋은 모습 보여주고파"

배우 고아성은 영화 '한국이 싫어서'에 각별한 애정을 품고 있다. 천추골 골절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조차 전화로 GV에 참여했다. 다행히도 현재 그는 완벽히 회복했다.

고아성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한국이 싫어서'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국이 싫어서'는 20대 후반의 계나(고아성)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행복을 찾아서 직장과 가족, 남자친구를 뒤로하고 홀로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야기를 담는 작품이다.

열정으로 완성된 '한국이 싫어서'

'한국이 싫어서'에는 장건재 감독의 뜨거운 열정이 담겨 있다. 고아성은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수정 35고'라고 돼 있었다. 영화 시나리오를 많으면 5고에서 10고까지 수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35고라는 작업을 하실 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장 감독과의 첫 미팅 자리에서 고아성은 "각색이 힘들지 않으셨어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너무 힘들었다"는 답변이 돌아올 줄 알았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장 감독은 "재밌었어요"라고 답했다. 고아성은 장 감독의 말을 듣고 큰 신뢰를 느끼게 됐다.

'한국이 싫어서'는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고아성은 "'한국이 싫어서'를 촬영하는 동안 원작이 있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원작을 '오리지널 소스'라는 말로 표현했다. 고아성은 원작 속 문장들을 엽서에 적어두고 갖고 다녔다. 고아성은 인터뷰 자리에서 자신이 품고 다녔던 엽서들을 보여줬다. 그 안에는 책 속 내용들이 작은 글씨로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한국이 싫어서'에 대한 기억

뉴질랜드에서의 촬영은 고아성에게 특별한 추억을 안겼다. 계나로 변신한 그가 주저앉아 엉엉 우는 장면을 촬영하던 중, 뉴질랜드의 한 할머니가 그에게 다가왔다. 당시 카메라는 고아성에게서 200m 가량 떨어져 있던 상황이었다. 고아성은 "할머니께서 오셔서 '무슨 일이냐. 왜 울고 있냐'고 하셔서 감동이었다"고 밝혔다.

물론 '한국이 싫어서'를 선보이기 전, 좋은 일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고아성은 천추골 골절을 당했고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했다. 과거를 회상하던 고아성은 "스케줄에 가려고 숍에서 헤어, 메이크업을 받고 계단을 내려가다가 넘어져서 골절이 됐다. 너무 예쁜 상태로 병원에 갔다. 의상도 입고 있었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부상 탓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는 그는 "개막작이 된 게 기쁜 일이었는데 (부상 때문에 불참하게 된 것이) 안타까워 전화로 GV를 했다"고 밝혔다. "최근에 검사했는데 (뼈가) 100% 붙었다고 했다"는 기쁜 소식도 전했다.

고아성의 욕심

고아성은 자신의 수식어에 대해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흡연 연기 1등'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클릭했다. 1등이 나였다. 2등이 류승범 선배님이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수식어를) 유지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관계자분에게 새로 듣게 된 소식이 있다. 자랑이지만 내가 여성 원톱 영화 수익률 1등이라더라. 적은 예산의 영화를 많이 해서인 듯하다. '이 영화를 성공시킬 거야'라는 목표를 갖고 임한 건 아니지만 뿌듯하게 느껴졌다"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고아성은 아역 배우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날 보신 분들이 많으니까 든든한 마음이다. 그런 분들을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은 욕심이 있다. 좋은 작품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행히도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20년째 계속되고 있다. 연기를 여전히 재밌게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고아성의 활약이 담긴 '한국이 싫어서'는 오는 28일 개봉한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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