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제주에서 시행 중인 ‘렌터카 총량제’ 연장 여부가 다음 달 결정된다.
제주도는 다음달 초 자동차대여사업 수급조절위원회 전체회의를 개최해 다음달 20일 종료 예정인 렌터카 총량제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고 21일 밝혔다. 제주에서는 ‘제주도 여객자동차운수사업 조례’에 근거해 각계 전문가 등 20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자동차대여사업 수급조절위원회 심의를 거쳐 렌터카 적정 공급 규모를 정하게 돼 있다. 이를 위해 도는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렌터카 총량제 시행효과 분석 컨설팅' 용역을 진행했고, 그 결과를 수급조절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번 용역에는 제주지역 교통상황과 향후 렌터카 수요예측, 적정대수, 적정요금, 자율감차 방안, 총량제 개선방안, 총량제 시행효과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렌터카 총량제로 불리는 자동차대여사업 수급조절계획은 렌터카 신규 등록 제한과 자율 감차를 통해 교통체증 완화와 환경보호, 렌터카업체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해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2018년 9월부터 시행했고, 2020년과 2022년 두 차례 연장했다. 제도 시행 당시 제주도는 3만2,600대 수준이었던 렌터카를 2만5,000대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과정에서 일부 렌터카업체들이 반발하자, 도는 운행 제한이란 카드까지 꺼냈다. 하지만 도는 2021년 5월 업체들이 제기한 항소심에서도 패소하면서 렌터카 감차를 강제하는 법적 수단이 사라져, 사실상 유명무실한 제도라는 비판을 받아오고 있다. 실제 렌터카 업체 자율 감차에 맡기다보니 3차 총량제가 시행된 2년(2022년 9월 21일~2024년 9월 20일) 동안 제주에 등록한 렌터카는 113개 업체에 2만9,785대로, 기존 2만9800대에서 15대 줄어드는 데 그쳤다. 앞서 2년 전 도는 렌터카 총량제 기간을 재연장하면서, 도내 렌터카의 적정 운행 대수 2만8,300대에 맞춰 1,500대를 감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렌터카 총량제에 대한 입장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개별 관광객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렌터카 수를 줄이는 것은 오히려 렌터카 대여 비용 상승의 원인이 된다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다. 지난 6년간 신규 업체 진입을 봉쇄하면서 기존 업체의 이익이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고용창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고작 렌터카 3,000대 줄였다고 제주지역 교통체증 해소와 환경보호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렌터카 증차로 인한 교통 혼잡 심화와 교통사고 위험성, 호객 행위, 업체간 출혈경쟁 등 부작용을 우려해 렌터카 총량제 시행에 찬성하는 주장도 적지 않다.
도 관계자는 “수급조절위원회가 ‘렌터카 총량제 시행효과 분석 컨설팅’ 용역 결과 등을 토대로 종합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