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에 본토를 뚫려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연방 체첸공화국을 13년 만에 전격 방문했다. 자신의 최측근이자 심복으로 꼽히는 체첸공화국 수반 람잔 카디로프의 충성도 재확인했다.
모스크바타임스 등 러시아 매체들과 미국 AP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남부 북캅카스 순방 일정의 일환으로 체첸공화국 수도 그로즈니를 찾았다. 헬리콥터를 타고 도착한 푸틴 대통령은 공항으로 영접을 나와 있던 카디로프 체첸 수장과 악수를 나누고 포옹을 하며 밀착을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의 체첸 방문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은 예고 없이 체첸으로 향했다. 방문 목적도 공개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특수 군사 훈련 시설을 찾아 우크라이나 파병을 앞두고 있는 자원병들을 격려하며 "당신들 덕분에 러시아가 '천하무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그는 카디로프와 회담하기도 했다.
체첸은 러시아 연방 자치공화국으로, 카디로프는 철권 통치를 하면서 푸틴 대통령에게 충성해 왔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는 러시아에 병력 수만 명을 보내 지원해 왔다. 카디로프는 텔레그램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특수군사작전'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자원병을 포함, 4만7,000명 이상의 병력이 훈련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군 전황이 불리해질 때마다 체첸군 특수부대 '아흐마트여단'을 투입해 왔는데, 카디로프가 직접 지휘하는 이 부대는 잔혹한 전투 방식으로 악명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