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로스터리 유치 제안한 대전에 현장실사 나온다

입력
2024.08.21 18:30
29일 옛 부청사·상권 둘러볼 예정 
시, 입점 필요성 등 적극 어필 계획
TF팀 구성해 보존활용·발전책 모색

세계적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가 고급형 특수매장인 '리저브 로스터리(로스터리)' 개설과 관련해 대전 현장 실사에 나선다. 대전시가 지역 대표 근대문화유산인 옛 대전부청사에 유치를 제안한 데 따른 것으로, 본격적인 논의의 물꼬를 트는 기회가 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대전시에 따르면 스타벅스 코리아 매장 개설 부서 관계자들이 오는 29일 옛 대전부청사와 인근 상권 등에 대한 현장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스타벅스 측의 현장 실사에 동행해 옛 대전부청사 인근이 대전의 주요 상권 중 하나인 데다 인근에 전국적인 빵집으로 유명한 성심당이 위치해 있고, 대전역도 가까워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 등을 설명하며 로스터리 입점 필요성을 적극 어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스터리는 미국 시애틀·시카고·뉴욕·일본 도쿄·중국 상하이·이탈리아 밀라노 등 전 세계 6곳밖에 없는 스타벅스의 고급형 특수매장이다. 커피와 각종 기획상품(굿즈)는 물론, 원두를 볶는 장면을 직접 볼 수 있어 마니아들이 찾고 싶은 곳으로 꼽힌다.

로스터리 유치는 이장우 대전시장이 지난 6월 미국 방문 당시 브루스 해럴 시애틀 시장을 만나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귀국 직후 이 시장의 유치 제안 지시에 따라 담당 부서에서 지난달 스타벅스 코리아를 찾아가 제안서를 전달했다. 이 시장은 지난 19일 주간업무회의에서 "시애틀 총영사나 시애틀 시장 등과도 협의할 수 있도록 하고, 무엇보다 스타벅스코리아에서 적극적인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하라”고 세부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시가 로스터리 유치 공간으로 제안한 옛 대전부청사는 1930년대 대전이 읍에서 부로 승격하면서 지어진 첫 청사 건물로, 미군정청, 대전시청사로 활용되다 시청이 이전하면서 민간으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최근 민간 개발 방침으로 철거 위기에 놓이자 시가 매입한 뒤 '역사성과 공공성'을 확보한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 때문에 부청사에 로스터리가 들어서게 되면 이런 시의 방침이 보류되거나 대폭 수정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일부 나온다.

시 관계자는 "스타벅스 로스터리 유치와 관련해 현재까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이번 현장실사를 계기로 유치를 가시화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옛 대전부청사 보존‧활용TF팀을 구성해 대응 방안과 구체적인 발전 방향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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