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종다리'가 당초 예상보다 일찍 열대저압부로 약화됐다. 그러나 강한 비바람이 불고 있어 당분간 주의가 필요하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종다리는 전날 오후 9시쯤 전남 흑산도 인근 해상을 지나면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됐다.
기상청은 당초 종다리가 21일 정오쯤 서울을 통과하고 오후 3시쯤 속초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는 과정에서 세력을 잃었다.
태풍은 중심의 최대 풍속이 초속 17m 이상이어야 하는데 종다리는 최대 풍속이 초속 15m로 떨어졌다. 열대저압부는 현재 충남 서산 서남서쪽 60㎞ 부근 해상에서 시속 50㎞ 속도로 인천을 향해 올라오고 있다.
강한 비구름대로 서해안 일부 지역엔 1시간 동안 50㎜가 넘는 비가 쏟아졌다. 당진엔 1시간 동안 최대 66.5㎜의 비가 내렸고, 서산 57.3㎜, 태안 56㎜, 운평(화성) 55.5㎜, 피아골(구례) 45㎜, 마현(철원) 40㎜, 삼천포(사천) 36㎜ 등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내렸다.
세력은 약화했어도 비바람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예보했다.
이날 오전 6시 30분 서해안과 남해안을 중심으로 강풍주의보가 발효됐고, 경기도와 강원도, 충남, 경남, 서울 등 일부 지역엔 호우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특히 백중사리 대조기에 접어든 해안가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백중사리 대조기는 음력 7월 15일(백중) 전후로, 밀물과 썰물에 따른 바닷물 높이 차이가 연중 가장 크게 벌어지는 시기다. 특히 인천은 해수면 높이가 최대 967㎝까지 높아져 해안가 저지대에 침수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기상청은 "중부 서해안에는 많은 비가 내리고 있고, 오늘 오전까지 만조시각이 겹치면서 배수가 원활하지 못해 저지대를 중심으로 침수가 발생할 수 있다"며 "비 피해와 돌풍과 천둥·번개로 인한 안전사고, 출근길 교통안전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