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이·착륙 편의를 받는 대가로 국토교통부 공무원 자녀를 부정 채용한 혐의를 받는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형사6단독 김서영 판사는 20일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원에 대해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최종구 전 이스타항공 대표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된 전 국토부 공무원 A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 전 의원 등은 지난 2016년 7월쯤 이스타항공 직원 채용 과정에서 당시 국토부 항공정보실장으로 근무하던 A씨의 자녀를 이스타항공 정규직으로 채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A씨가 민간 항공사의 공항 이착륙 배분 시간을 결정할 권한이 있다고 판단, 당시 A씨 자녀가 공인 외국어 시험 성적을 갖추지 못해 서류심사에서 두 차례나 탈락했음에도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판사는 "A씨 자녀가 채용 기준에 명백하게 미달함에도 부정 채용을 지시했고, A씨는 자녀 채용이라는 뇌물을 수수했다"며 "취업 준비생의 공정한 경쟁 기회를 박탈하고 사회적 신뢰를 훼손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전 의원은 2015년 11~12월 이스타항공 주식을 자녀들이 주주로 있는 이스타홀딩스에 저가로 매도해 이스타항공에 430억 원 규모의 손해를 끼치고, 회삿돈 53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6년이 확정됐다. 또 저가 항공사인 타이이스타젯 설립 과정에서 이스타항공에 손실을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2015년 1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이스타항공 직원 600여명을 채용하는 과정에 청탁받은 지원자 147명(최종 합격 76명)을 합격시키도록 인사 담당자들에게 지시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