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1700통 편지로 읽는 양반의 초상 외

입력
2024.08.2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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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통 편지로 읽는 양반의 초상

하영휘 지음. 조선 후기 유학자 조병덕이 가족에게 남긴 편지 1,700여 통으로 조선 양반의 실생활을 드러낸다. 궁핍한 생계에 대한 한탄, 아들을 향한 훈계와 꾸지람 등 내밀한 사연을 통해 체면의식 너머 꾸밈없는 양반의 모습을 포착했다. 관혼상제, 과거, 음식 등 조선사회 삶의 단면도 보여준다. 잇따른 내란과 위계질서의 붕괴로 혼란했던 조선 후기의 격동도 읽을 수 있다. 궁리·344쪽·2만5,000원

△영원의 전쟁

벤저민 R. 타이텔바움 지음. 김정은 옮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대선 승리의 일등 공신인 전략가 스티브 배넌과 푸틴 배후의 사상가인 알렉산드르 두긴. 극우 정치 전문 연구자인 저자는 여러 차례 시도 끝에 두 사람을 인터뷰했다. 이를 통해 전 지구적 극우 포퓰리즘을 작동시키고 있는 협력 관계를 밝혀 낸 책이다. 저자는 "배넌은 미국의 두긴이고, 두긴은 러시아의 배넌"이라고 결론 내린다. 글항아리·372쪽·1만9,800원

△착취 없는 세계를 위한 생태정치학

머레이 북친 지음. 서유석 옮김. '환경 문제'라는 말조차 낯설었던 1960년대에 저자는 일찌감치 '사회적 생태론'을 주창했다. 끝없는 발전을 요구하는 자본주의 체제는 생태계 파괴로 이어지며 서로를 착취하는 인간 사회 위계를 무너뜨려야 인간과 자연 모두 해방될 수 있다는 것. 12년 전 번역 출간돼 한국 사회 생태주의 논의에 활력을 가져온 책이다. 이번에 번역 오류 등을 바로잡아 복간했다. 동녘·215쪽·1만7,000원

△자발적 노예론

에티엔 드 라 보에시 지음. 조경식 옮김. 저자는 16세기 프랑스의 정치 이론가다. 그가 18세 무렵 집필한 책은 폭군에게 굴종하는 자발적 노예들을 날카롭게 분석한다. 그리스 로마의 역사를 통해 소수가 어떻게 권력을 강화하는지, 다수가 어떻게 권력에 타협하고 복종을 내면화하는지 탐구했다. 자유민주주의의 토대를 다진 저자의 사상은 개인의 자유 의지와 권력의 정당성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북앤월드·144쪽·1만5,000원

△이미지와 함께 걷기

김서라 지음. 광주에서 나고 자란 연구자가 쓴 진짜 광주 이야기. 5·18 민주화운동, ‘인권과 민주주의, 문화예술의 도시’, 지방 소멸 같은 표현 아래서 살아 숨 쉬는 광주의 구체적 일상을 발견했다. 저자는 광주 곳곳을 누비며 오래된 방직공장에 켜켜이 쌓인 옛 여성 노동자들이 고용주의 폭력에 맞서 싸운 기록 등을 발견한다. 전형성에서 벗어난 낯선 이미지를 수집해 광주의 풍경을 다시 본다. 민음사·180쪽·1만6,000원



△해방정국의 풍경

신복룡 지음. 한국정치외교사학회장을 지낸 원로 정치학자가 한국 현대사에서 이념 대립이 가장 심했던 해방정국사를 '인물' 중심으로 돌아봤다. 이승만, 김구, 김일성, 박헌영 등 현대사의 좌익과 중도, 우익을 대표하는 인물들 사이에 일어난 일화와 사건을 상세히 소개한다. 저자는 열강이 좌우한 해방정국의 정치 지형에서도 언제나 독립 변수는 사람이라고 보고 현대사의 주요 인물들을 다뤘다. 중앙북스·548쪽·2만6,000원

△몽골제국 연대기

라시드 앗 딘 지음. 김호동 편역. 몽골제국은 13세기부터 두 세기 동안 유라시아 대륙 전역을 호령했다. 몽골제국의 재상 라시드 앗 딘이 저술한 '집사'는 제국을 세운 칭기즈 칸과 후예들의 족적, 이들이 정복한 거대 제국의 역사를 빼곡히 기록한 최초의 세계사다. 21년에 걸쳐 '집사'의 한국어 번역 작업(전 5권)을 마무리한 저자가 원서를 간추리고 계보도와 지도 등을 덧대어 출간한 '집사' 압축본이다. 사계절·432쪽·2만7,000원

△프리세일즈, 고객과 기업을 잇는 기술 대표

최종일 지음. 솔루션 아키텍트, 세일즈 엔지니어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프리세일즈’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프리세일즈는 소프트웨어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판매되기 전, 잠재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직종이다. 20여 년간 프리세일즈로 경력을 쌓은 저자는 경험으로 체득한 생생한 노하우를 책에 담았다. 다양한 경험담과 기업 사례, 현직 프리세일즈 20명의 현장 인터뷰로 이해를 도왔다. 책만·312쪽·2만 원

△종교와 사회

우희종, 박종식 외 지음. 경희대 종교시민문화연구소 및 ‘K-종교인문연구소’ 소속 학자 10명이 ‘종교와 사회’를 주제로 쓴 10편의 논문을 묶었다. 불교, 그리스도교, 유교, 도가, 인도학, 종교 심리학을 비롯해 종교학의 여러 분야를 망라했다. 저자들은 사회 속 종교를 다각으로 조망하며 종교의 공공성과 생태적 지향점, 현대 사회에서 종교의 역할 등 다양한 사회학적 화두를 던진다. 열린서원·325쪽·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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