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종다리'와 뒤따르는 저기압 영향으로 처서인 22일까지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리겠다. 비가 오는 이틀 동안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기온이 잠시 떨어질 수 있어도, 따뜻한 고기압과 높은 해수 온도 탓에 이후 무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여름철 열대야 일수는 전국 평균으로도 역대 1위로 올라섰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소형급 태풍인 종다리는 이날 오후 6시쯤 제주 근방을 통과한 후, 서해안으로 접근하며 열대저압부(TD)로 세력이 약화될 전망이다. 태풍 영향으로 이날 오후부터 밤사이 강풍대가 있는 제주·전라권·남해안 등에 시간당 30~50㎜의 강한 비가 집중되겠다. 제주 전역과 주변 해상에는 오후 3시 기준 태풍특보가 발효됐다.
21일에는 전국에 비가 내리겠다. 서해안에 접근한 TD가 좌에서 우로 한반도를 통과하기 때문인데, TD 이동 경로인 수도권·충남에 특히 많은 비가 예상된다. 20, 21일 이틀간 예상 강수량은 △제주, 경상권, 전라권 30~80㎜(많은 곳 제주 중산간·산지, 남해안, 지리산 부근 100㎜ 이상) △수도권, 강원 내륙·산지, 대전·세종·충남 20~60㎜(많은 곳 경기 남부, 충남 서해안, 세종·충남 북부 내륙 80㎜ 이상) △충북 10~60㎜ △서해 5도 10~40㎜ △강원 동해안 5~40㎜ 등이다.
22일에는 중국 산둥반도 부근에서 온 저기압 영향으로 한반도 북서쪽부터 비가 시작돼 낮에 전국으로 확대되겠다. 저기압 발달 정도에 따라 진로 변동성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중부지방 중심으로 최대 50㎜ 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22일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충청권, 강원 내륙·산지 10~50㎜ △전라권, 경상권 5~40㎜ △제주 10~40㎜ △강원 동해안 5~30㎜다.
전국에 비가 오는 동안은 일시적으로 기온이 떨어질 수 있지만, 비가 그치면 기온이 다시 올라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상청은 "21, 22일 중부지방은 비로 인해 기온이 잠시 떨어져도 남부지방은 고온을 유지하는 곳이 많겠다"며 "비가 그친 뒤 고기압과 높은 해수 온도 영향으로 기온이 다시 오르겠다"고 내다봤다.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19일까지 올해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는 16.9일로 기존 1위 기록(1994년·16.8일)을 깼다. 20일 기준 서울은 30일, 부산은 26일, 제주는 36일 연속 열대야가 계속되며 지역 최장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