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첨단산업 분야 국내 소부장 기업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처럼 '슈퍼 을(乙)'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특허·표준·인증, 금융·세제 등 다각도로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일 경기 안양시의 소부장 기업 이오테크닉스에서 슈퍼 을 프로젝트 현장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슈퍼 을 소부장 기업 성장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슈퍼 을이란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핵심기술·공정 등 독보적 경쟁력을 갖고 글로벌 공급망을 이끄는 기업을 말한다. 우리나라도 일부 기업이 성과를 내고 있으나 세계 시장에서 압도적 기술 역량을 가진 곳은 아직까지 부족한 실정이다.
산업부는 소부장 기업들을 글로벌 슈퍼 을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슈퍼 R&D △슈퍼 패스 △슈퍼 성장 패키지 등을 중점 지원할 계획이다. 우선 기술, 시장, 투자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슈퍼 을 R&D 추진위원회가 기업의 R&D·성장 전략 로드맵을 평가해 대상 기업을 뽑은 뒤 해당 기업에 대해 선행 기술 2년, 상용화 기술 3년, 후속 기술 2년 등 총 7년 동안 통합 R&D를 지원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그동안 소부장 기업을 중심으로 R&D 지원이 이뤄졌지만 향후에는 개별 기업들의 성장 로드맵에 기초해 해당 기업 전용 R&D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슈퍼 을로 성장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기업에는 '슈퍼 패스(Super Pass)'를 줘서 R&D 조기 상용화 및 글로벌 시장 확보를 위해 특허·표준·인증 등을 돕는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해외국에서 특허를 확보하기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글로벌 수요 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양산 성능 평가도 돕는다.
아울러 금융 투자, 세제, 인프라 등 슈퍼 성장 패키지도 마련한다. 2025년 슈퍼 을 성장 펀드를 조성하는 한편 세제, 소부장 특화단지 테스트 베드, 디지털 소재 개발 서비스 확충 등 슈퍼 을 기업 성장 기반을 넓혀 나갈 예정이다.
정부는 업계, 전문가 등의 의견을 폭넓게 듣고 추가 대책을 발굴해 올해 4분기 소부장 경쟁력 강화 위원회에서 보다 구체적인 슈퍼 을 소부장 기업 성장 지원 전략 및 투자 금액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안 장관은 "슈퍼 을 기업의 DNA에는 과감한 도전, 개방형 혁신, 끊임 없는 투자가 녹아 있다"며 "우리 소부장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과감하고 신속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