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경기도 최초 피어프리 전문가 인증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이자 반려인인 신성우 수의사입니다. 일반 조명이 반려동물에게 유해한지 고민이 많이 되실 텐데요. 먼저, 강아지 눈의 특징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1️⃣ 동체시력이 뛰어남
독 스포츠(Dog sports) 영상을 보다 보면, 보호자가 던진 원반을 반려견이 쫓아가 입으로 물어오는 프리스비(Frisbee) 활동이 참 신기할 때가 있습니다. 날아가는 원반을 어떻게 보고 쫓아가는지 말이죠. 가끔은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할 때 창문 밖을 쳐다보는 강아지를 보며 무엇을 보는 건지 궁금하기도 하죠. 이는 강아지가 사람에 비해 동체시력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날아가는 원반과, 밖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인식하는 것이죠.
2️⃣ 야간에 시력이 좋음
플래시를 터트려 반려견의 사진 찍거나, 밤에 돌아다니는 반려견과 눈이 마주쳤을 때! 반려견의 눈이 반짝 빛나는 걸 보신 적 있으신가요? 아이들에 따라 색이 약간씩 다른데, 이건 반사판(Tapetum lucidum)이라는 안구 조직 때문이에요. 수천 개의 반사 세포들로 이루어진 반사판은 빛을 모아주며, 어두운 밤에도 어느 정도 시각을 확보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개보다 고양이가 이 반사판 세포 수가 많기 때문에 더욱 반사를 많이 시켜 고양이의 눈보다 더 빛나는 것이죠.
3️⃣ 색약이 있음
마지막으로 강아지는 색을 구분하는 원추세포가 사람보다 적어요. 사람은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을 구별하는 3가지 원추세포를 가지고 있어, 세 가지 색깔을 적절히 섞어 다양한 색깔을 인식합니다. 반면 강아지는 파란색과 노란색을 구별하는 2가지 원추세포만 가지고 있어요. 빨간색과 초록색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적록색맹입니다.
자 이제 본론으로 돌아가, 일반 조명이 정말 반려동물에게 유해한지 알아보겠습니다. 일반 조명의 경우 플리커 현상(Flicker)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플리커 현상이란 전자기기 등의 제품에서 나타나는 조명 빛이 미세하게 깜빡이고 떨리는 현상을 말해요. 앞서 말씀드린 반사판과 동체 시력으로 인해 강아지는 플리커 현상을 더욱 미세하게 감지하고 눈으로 그 자극을 느낍니다. 야간에도 말이죠!
조명뿐만 아니라 TV도 마찬가지예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TV의 경우, 사람은 감지하지 못하는 깜빡임이 1초에 60번이나 있어요. 하지만 강아지의 시각으로는 70~80번의 깜빡임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강아지들에게는 TV 화면이 매우 빠르게 깜빡이는 것처럼 느껴지겠죠?
이처럼 사람은 플리커 현상을 인지하지 못하지만, 빛의 떨림과 흔들림은 반려견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어요. 플리커 현상은 강아지의 불안 증대, 안구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고, 두통, 피로, 발작 등의 증상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플리커 현상을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핸드폰 카메라를 슬로모션 모드로 설정한 후 조명 기구를 찍어보세요. 그 후 재생했을 때 놀랄 정도로 깜빡이는 조명 기구들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플리커-프리 조명의 경우 일반 조명보다 판매가가 높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쓰는 전구는 거의 플리커 현상이 존재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연자님은 반려견을 위해 밤에도 무드등이나 간접등을 켜두신다고 하셨는데요. 만약 플리커-프리, 즉 플리커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제품이 아니라면 오히려 사이키 조명을 틀어놓은 것처럼 계속적으로 눈에 깜빡임을 일으켜서 불안감을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반려견은 야간 시각이 인간보다 좋기 때문에, 눈에 깜빡임을 일으키는 전등보다는 은은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반려견만의 고유 공간을 만들어주시는 게 더 좋습니다. 음악 중에서는 클래식이 제일 편안함을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혼자 있는 반려견을 안정시키고 싶다면, 보호자의 체취가 묻은 옷이나 담요를 깔아주고, 잔잔한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세요! 무더운 날씨, 실내 온도와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해 주는 것도 필수입니다.
오늘은 플리커 프리 조명의 필요성과 반려견을 안정시키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반려견을 위하는 보호자님의 생활에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