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익의 상징 도쿄 야스쿠니신사에 중국어로 '화장실'이라고 적힌 낙서가 발견됐다고 일본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 앞서 지난 5월 중국인 추정 3명이 신사 입구 돌기둥에 화장실이라고 낙서한 사건이 있었는데, 석 달 만에 비슷한 내용의 낙서가 또 발견된 것이다.
일본 NHK방송과 TBS방송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 경시청은 이날 신사 낙서와 관련해 기물 손괴 사건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낙서는 이날 오전 3시 50분쯤 신사 직원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발견됐다. 일본 경찰은 "신사 입구 부근 (야스쿠니) 신사명을 새긴 돌기둥에 낙서가 있다"는 신사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을 확인한 결과 돌기둥 표면과 돌기둥 받침대에 각각 3곳씩 검은색 매직으로 추정되는 도구로 쓴 낙서가 적혀 있었다. 경시청 관계자는 NHK에 "화장실을 의미하는 중국어와 비슷한 글자, 알파벳 등이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화장실 외에도 한자로 '군국주의', '죽어라' 등이 적혀 있었다. TBS는 "신사 직원이 전날 오후 1시쯤 순찰했을 때만 해도 낙서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야스쿠니신사 돌기둥에서 낙서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중국인 추정 남성들이 돌기둥에 빨간색 스프레이로 화장실을 뜻하는 영어 단어 'toilet'이라는 낙서를 남겨 문제가 됐다. 낙서한 중국인 추정 용의자 2명은 범행 직후 중국으로 출국했고, 중국인 남성 1명은 이들과 공모한 혐의(기물 손괴 등)로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의 영령을 추모하는 시설로, 합사자 중 90%가 제2차세계대전과 연관돼 있다.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 결과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특히 일본 자민당 정치인과 자위대 군인 등이 공물 봉납과 참배를 하면서 한국과 중국에서 비판이 이어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