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태풍 '종다리', 찜통더위에 최대 100㎜ 비 몰고 온다

입력
2024.08.1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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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호 종다리, 올해 첫 한반도 주변 지나는 태풍
20일 밤~21일 새벽 사이 남부지방 중심 강한 비
'뜨거운 공기 덩어리'인 태풍, 무더위도 계속된다
올해 여름철 열대야 일수 16.2일 '1위' 곧 넘길 듯

제9호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20일 전후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100㎜에 이르는 비가 쏟아지겠다. 올해 한반도 주변을 지나는 첫 태풍이다. 태풍이 오면 기존 기압계를 흔들어 폭염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이번 태풍은 더운 열기와 습한 공기만 동반하는 터라 무더위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제17호 열대저압부(TD)가 일본 오키나와 남서쪽 360㎞ 해상에서 태풍 종다리로 발달했다. 태풍과 TD 모두 열대저기압의 한 종류인데,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이 초속 17m 미만일 경우 TD, 그 이상이면 태풍으로 분류된다. '종다리'는 최대 풍속이 초속 19m로, 태풍 기준치를 갓 넘긴 '아기 태풍'이다. 현재 북진 중인 종다리는 20일 오후 제주 서쪽 해상을 지나, 21일 오전 서해상에서 TD로 다시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이 제주에 가장 근접하는 때는 20일 오후 5~6시로 예상된다.

이날까지는 전국이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 들어 가끔 구름 많고 무더위가 이어지겠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강원 태백시와 제주 산지 정도를 빼고는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령됐다. 오후부터 밤사이 남부지방과 강원에는 소나기가 내린다.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제주, 광주·전남, 전북에는 5~40㎜, 서해 5도, 강원 내륙·산지, 충남에는 5~30㎜ 강수량이 예보됐다.

20일부터 남부지방과 제주는 태풍 '종다리'나 태풍이 약화된 TD 영향을 받고, 중부지방도 기압골 영향을 받아 전국 곳곳에서 비가 내리겠다. 태풍 영향권에서 점차 벗어나는 21일엔 전국에 가끔 비가 내리겠다. 20, 21일 이틀간의 예상 강수량은 제주, 부산·울산·경남 30~80㎜(많은 곳 100㎜ 이상), 광주·전남, 전북, 대구·경북, 울릉도·독도 20~60㎜(전남동부남해안 80㎜ 이상), 대전·세종·충남, 충북 10~50㎜, 수도권, 강원 10~40㎜이다.

기상청은 태풍 북상에 따라 20일 새벽(0시~오전 6시)을 기해 제주도 남쪽바깥먼바다, 20일 오전(오전 6시~낮 12시)을 기해 제주도 남쪽안쪽먼바다와 서부앞바다, 20일 오후(낮 12시~오후 6시)를 기해 제주도 육상과 앞바다에 각각 태풍 예비특보를 발표했다. 해당 해역에는 바람이 초속 10~18m로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이 2~5m로 매우 높게 일 전망이다. 기상청은 "특히 20일 밤부터 21일 아침 사이 제주와 남해안, 지리산 부근에 시간당 30㎜가 넘는 매우 강한 비가 많이 내릴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태풍은 적도 부근에서 발원한 '뜨거운 공기 덩어리'이기 때문에, 통상 더운 열기를 몰고 오게 된다. 8월 하순이나 9월 초순 찾아오는 태풍이라면 한반도 북서쪽 찬 공기를 끌어내리며 무더위를 가시게 하는 효과를 낼 수도 있겠지만, 이번 태풍은 아니라는 뜻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서 고온다습한 공기를 끌어올리는 한편, 태풍 자체가 가진 뜨거운 수증기 영향으로 폭염과 열대야는 약화되기보다 지속·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중기 예보를 통해 오는 29일까지 최고체감온도가 33도 내외로 올라 무더운 날이 많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많겠다고 밝혔다. 19일까지 서울·부산·제주는 각각 29일, 25일, 35일 연속으로 열대야가 이어졌다. 18일까지 전국 평균 여름철(6~8월) 열대야 일수는 누적 16.2일로, 역대 최고치인 16.5일(2018·1994년)을 조만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최나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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