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서 정봉주 후보가 고배를 마신 원인에 대해, 경쟁 후보들이 '명팔이(이재명 팔이) 척결' 발언을 지목했다. 친이재명(친명)계는 목적이 불분명한 내부 비판이 결국 당원들을 등지게 만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전대에서 득표율 1위를 기록한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 후보의 '명팔이 발언'을 두고 "본인도 (명팔이가) 누구라고 특정을 안 하고 '극소수의 누구다' '국회의원이나 후보 중에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해서 애매했다"면서 "표현은 강한데 막상 내용이나 실체는 불명확해서 긍정적으로 작용하진 않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김 최고위원은 "(전대에서는) 굉장히 많은 당원이 종합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고, 그 판단에 지혜가 담겨 있다"며 "이번 지적에 대해서는 대부분 정확히 겨냥(하는 대상)과 취지가 무엇인가에 대해 이해가 잘 안된다는 인식이 더 보편적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날 전대에서 정 후보는 최종 득표율 11.70%로 6위를 기록했다. 5위는 이언주 후보로, 정 후보를 불과 0.6%포인트 차로 따돌리며 최고위원 자리를 차지했다. 정 후보가 선거 초반만 해도 지지율 선두를 달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명팔이 발언'이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최고위원도 정 후보의 발언이 희비를 갈랐다는 시각에 동의했다. 그는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 후보의 탈락에 대해 "함부로 어떤 해석을 할 만한 입장은 아니다"라면서도 "내부 투쟁보다는 바깥에서 어떤 심각한 상황, 이런 것들에 대해 더 전념했으면 좋겠다는 (당원들의) 메시지가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친명계에서는 자업자득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양문석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서 정 후보의 낙선을 당원의 '준엄한 경고'라고 규정했다. 그는 "당원 앞에서 고개 치켜들면 어떻게 되는지를, 다시 한번 당의 주인이신 당원들께서 교훈을 주셨다"며 "왜 당원주권 대중정당인지를 보여 주셨다. 시대정신이다"라고 역설했다.
고배를 마신 정 후보는 자세를 낮췄다. 그는 선거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를 반대했던 분들조차도 민주·진보 진영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이분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썼다. 이에 지지자들은 "이번에 많이 실망했지만, 한숨 고른 뒤 당을 위해 큰일을 해달라"며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