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체 엑스(옛 트위터·X)가 브라질 법인의 문을 닫기로 했다. 브라질은 인구 2억 명이 넘는 남미 최대국인데, 그런 곳에서 철수 선언을 한 것이다. 왜일까.
계기는 브라질 대법원과의 갈등이었다. X는 17일(현지시간) "직원들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브라질 내 영업을 즉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알레샨드르 지모라이스 브라질 대법원 판사가 '플랫폼에서 일부 콘텐츠를 삭제하라는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회사 법률 대리인 중 한 명을 체포하겠다'고 비밀리에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모라이스 판사의 것으로 추정되는 서명이 담긴 문서 사진도 공개했다. 명령 불이행 시 하루 2만 헤알(약 495만 원)의 막대한 벌금과 함께 X 대표에 대한 체포 명령이 내려질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지모라이스 판사는 지난 4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정부 시절 가짜 뉴스와 증오 메시지를 유포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디지털 민병대(digital militias)'를 조사하던 도중 이들과 관련된 X 계정들을 발견해 X 측에 차단할 것을 명령했다. 그러나 X 측은 브라질에서 인기 있는 특정 계정들을 차단하도록 "강요받았다"고 반발했다. X를 소유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도 "판사가 탄핵당해야 한다"며 "브라질 내 모든 수익을 잃고 브라질 지사의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결국 브라질 법인을 철수시키기로 했으나 브라질인들이 X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사업장 폐쇄와 관계 없이 서비스는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X 측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