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원하는 하마스'... 먹구름 여전한 가자 휴전 협상

입력
2024.08.1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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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이집트 카이로서 휴전 협상 재개 전망
미국·카타르·이집트 "과정 막바지 이르러" 
하마스 "합의 가까워진다는 건 환상" 비난
이스라엘 가자지구 공습으로 수십명 사상

이란의 대(對)이스라엘 보복 여부가 걸린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일단 빈손으로 끝났다. 중재국은 내주 재개되는 협상에서 타결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찬물을 끼얹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진전이 없다"고 중재국의 낙관론을 일축했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공습을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 온라인매체 액시오스는 1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주 말까지 고조된 중동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가자지구 휴전 협상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카타르, 이집트 등 중재국 정상들과 통화해 "과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고도 액시오스는 전했다.

이란 보복 걸린 휴전 협상...외교 노력 총동원

이번 휴전 협상은 중동 지역 확전을 막을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면서 어느 때보다 국제사회의 외교적 노력이 총동원됐다. 지난달 31일 이란 중심부에서 발생한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 사건 이후 중동 정세가 초긴장 상태인 가운데, 이란이 "가자 휴전만이 보복을 멈출 수 있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앞서 1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휴전 회담에서 미국은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3단계 휴전안'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안을 이스라엘과 하마스 측에 제안했다. 그러나 불참을 선언한 하마스는 장외에 머물렀고,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이 아닌 하마스를 압박하라"며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하마스 "시간 끌기" 맹비난... 이스라엘은 공습 계속

전쟁 당사자인 하마스는 미국이 '시간 끌기'를 한다고 맹비난했다. 하마스 정치국 소속 사미 아부 주흐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가 합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환상"이라고 비판했다.

하마스의 내심에선 이란과 레바논 내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공격을 유도해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바람도 엿보인다. 영국 BBC방송은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타격이 가해지면 약해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마스에 유리한) 협상을 수용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고 해석했다.

미국은 외교적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8일 이스라엘에 도착, 다음날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협상 타결을 압박하는 등 물밑 외교를 이어갈 예정이다. 차기 협상은 하마스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이집트 카이로에서 21일 재개될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상황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스라엘은 휴전 협상이 결렬되자마자 가자지구를 공습했다. 미국 AP통신은 이날 가자 중부 데이르 알발라 내 주거지에 대한 공격으로 최소 18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모두 일가족이었으며, 민간인이었다. 이스라엘군은 로켓이 발사된 지역의 전투 목표물을 타격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현지 주민은 "군사 활동이 전혀 없는 집에 미사일 3발이 떨어져 침대에서 자고 있던 아이들이 죽었다"고 영국 로이터통신에 설명했다.



이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