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기다리느라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미룰 것으로 관측된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까지 이틀간 이뤄진 협상은 결렬됐지만, 다음 주 추가 협상이 예정된 등 휴전 불씨가 살아 있어 이란의 보복 계획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NYT는 이날 미국·이란·이스라엘 당국자들을 인용해 "여러 관계자에 따르면 이란은 중재자들에게 휴전 회담을 추진할 시간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들 당국자는 가자지구 휴전 협상은 이란의 대(對)이스라엘 공격을 자제하도록 설득하고 확전 가능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NYT에 말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달 31일 자국 수도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숨진 사건에 대해 이스라엘 측 암살이라며 '가혹한 보복'을 다짐했지만, 2주 넘게 공격을 가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자 5명에 따르면 보복을 예고했던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란은 이날까지 로켓, 미사일 부대 경계태세를 낮춘 상태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상황이 유동적인 만큼 자국의 평가도 급변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란 주도 보복이 더 나중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이 보복 공격을 미루는 것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 결과를 지켜보고 공격 시기·강도 등을 정해도 될 것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과 중재국 미국, 이집트, 카타르는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카타르 도하에서 하니예 암살 후 처음으로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재개했다. 하마스는 이전에 미국이 내놓은 '3단계 휴전안'을 이행하면 될 뿐, 추가 협상은 필요 없다며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결국 이번 협상은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이스라엘 역시 미온적인 태도로 임했고, 인질 석방 절차와 이스라엘군 철수 등을 놓고 양측 입장 차가 여전했던 탓이다.
다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가자지구 휴전에 "그 어느 때보다 가까이 와 있다"며 "우리는 아직 그곳(합의)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이번 협상 전인) 사흘 전에 비해 훨씬, 훨씬 더 가까워졌다"고 강조했다. 중재국들도 성명에서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며, 신속한 합의 이행을 고려해 남은 이견을 해소하는 휴전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중재국들은 다음 주 후반까지 이집트 카이로에서 협상을 재개할 방침이다. 하마스 측은 이번 협상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이스라엘의 새로운 제안을 검토할 용의가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NYT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