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 "동교동 사저 '김대중·이희호 기념관'으로 활용"

입력
2024.08.16 18:28
10~11월 사이 무료 개방 
커피 업체 사장에 매각해 논란

김대중 전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던 '동교동 사저'가 올해 하반기 '김대중··이희호 기념관'으로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김 전 대통령 3남인 김홍걸 전 의원은 16일 "사저를 매입한 박 대표 측이 동교동 사저가 민주화 운동의 중심지로서 역사적 가치를 지닌 공간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김 전 대통령의 삶과 업적을 기념하는 기념관으로 활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에 따르면 사저를 매입한 박 대표는 사저를 보수한 뒤 올해 10월 혹은 11월쯤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김 전 의원은 "공공 기념관 건립을 위해 문화재 지정, 공공 매입을 추진했으나 무산됐고, 경기 일산 사저 기념관도 2022년 말부터 폐쇄됐다는 점에 비춰 지자체에서 기념관을 운영해도 지속가능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루라도 빨리 사저를 새 단장해 김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인 올해가 가기 전 국민께 보여드리는 게 바람직하다 믿고 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전 의원은 사저를 상속받으며 부과된 17억여 원의 상속세 부담을 호소하며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인 박모씨에게 동교동 사저를 매각했다. 이후 사저 매입자가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자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야당을 중심으로 논란이 됐다. 사저가 카페로 활용되고 ‘김대중·이희호 기념관으로 써 달라’는 이희호 여사의 유언을 지키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에 김대중재단과 동교동계 의원들이 사저를 되찾겠다며 나서기도 했다.

이에 김 전 의원은 "그분은 단순히 제게 부동산 거래 상대가 아니고 독지가이자 후원자"라며 "집을 부수거나 카페로 만들 생각이 전혀 없다. 낡은 부분을 새로 단장하고 두 분 어른께서 계셨던 공간을 보존해 주겠다고 한다"고 해명했다.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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