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만에 공식 입장 안세영 "불합리한 관습 바꾸자는 것…협회 전향적 자세 부탁"

입력
2024.08.16 17:03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한 작심 발언 후 침묵을 지키던 안세영(삼성생명)이 첫 공식 입장을 밝혔다. 지난 5일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을 직격한 지 11일 만의 공식 입장 표명이다.

안세영은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협회와) 잘잘못을 따지자는 게 아니라 좋은 방향으로 변하자는 것"이라며 협회 측의 전향적인 자세를 요구했다. 안세영은 현재 자신을 둘러싸고 나오고 있는 '스폰서 계약', '선배들의 빨래 지시'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다.

먼저 안세영은 "올림픽 우승 후 부상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난 7년간 대표팀 생활이 떠올라 가슴속에 담았던 말을 했는데 그로 인해 축하와 격려를 받아야 할 선수들에게 피해를 줬다. 그동안 운동만 열심히 했지, 지혜롭게 인생을 헤쳐 나갈 방법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라며 다시 한번 주위 선수들과 국민을 향해 사과의 뜻을 표했다.

안세영은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딴 후 기자회견에서 폭로한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미비한 부상 관리에 대해 재차 꼬집었다. 그는 "특히 선수에게 부상은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인데 (협회와 대표팀에서) 효율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크게 실망스러웠다"며 "'너만 그런 게 아니다', '넌 특혜를 받고 있다'는 말보다 '한번 해보자', '안 되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라며 내 말에 귀 기울여주는 분이 있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많은 기사가 나오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불합리함에도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이 조금 더 유연하게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방전이 아닌 진솔한 대화를 나누길 바란다. 시스템, 소통, 케어 부분에 대한 서로의 생각 차이를 줄이고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선에서 운영되길 바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세영은 또 "다행히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상을 파악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누군가 관심을 갖고 규정이 변한다면 나뿐 아니라 미래의 선수들도 좀 더 운동에 집중하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며 "문체부와 체육회에서는 협회와 선수 간 원활하게 소통이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자신을 향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협회를 향해서는 "변화의 열쇠를 갖고 있는 분들이 협회 관계자분들이다.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합리적인 시스템에서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하도록 적극적으로 행동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안세영은 끝으로 "나도 아직 부족한 것이 많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두려움을 무릅쓰고 나섰다. 앞으로 자칫 배드민턴을 다시 하지 못할 수 있다는 무서운 생각도 들지만, 국민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 발목, 무릎 재활을 잘 마무리하고 다시 코트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김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