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공개한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해 여당 지도부에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왔다. 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던 사실 또한 아쉬운 점으로 평가됐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날 윤 대통령의 '통일 독트린'을 두고 "북한이 제일 경기를 일으키는 단어가 '자유'"라며 "호응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전날 윤 대통령은 자유 통일을 목표로 '3대 비전'과 '3대 추진전략' 등을 발표했다. 북한 주민 스스로가 자유의 가치를 갈망하도록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요약된다.
정부는 윤 대통령의 '통일 독트린'이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보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30년 넘게 이것들이 아무런 실현 가능성이 없었다"면서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고 무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는 좀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4선 중진인 같은 당 안철수 의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통일 독트린'의 실효성에 대해 "문제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인데, 북한 주민들을 자유로운 상황에서 모이게 한다든지, 국제적인 지지를 확보한다든지 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아직 결론이 나기 전이니까 어느 정도 끝나서 (통일 독트린에 대한) 점수를 낼 수 있겠지만, 북한의 어느 정도 동의를 얻으면서 진행하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반도 전체에 자유 민주 통일 국가가 만들어지는 날 완전한 광복이 실현된다"고 강조했다. 메시지 초점이 통일 전략에 맞춰지면서 과거사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김 최고위원은 "우리가 과거를 기리는 것은 미래를 위해서"라며 "해방과 광복의 기쁨 그리고 우리 선조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언급을 해주셨으면 좋았겠다"라고 말했다.
안 의원도 윤 대통령이 일본을 거론하지 않은 일을 두고 "지금 일본과 어느 정도 유화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긴 하지만, 역사적인 부분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역사 문제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솔직하게 언급하고, 어떻게든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것이 가치가 있는 일인데 그게 빠져서 아쉽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