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또다시 편 가르기 발언으로 도마에 올랐다. 가짜뉴스를 문제 삼으며, 이를 선동하고 날조해 국민을 편 가르는 '반자유, 반통일 세력'을 거론하면서다. 지난해 '반국가 세력' 발언에 이어 야당은 또다시 윤 대통령이 대척점에 있는 세력들에 대한 노골적 적대감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이른바 가짜 뉴스에 기반한 허위 선동과 사이비 논리는 자유 사회를 교란시키는 무서운 흉기"라며 "사이비 지식인들은 가짜 뉴스를 상품으로 포장하여 유통하며, 기득권 이익집단을 형성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민을 현혹하여 자유 사회의 가치와 질서를 부수는 것이 그들의 전략이고, 선동과 날조로 국민을 편 갈라 그 틈에서 이익을 누리는 데만 집착할 따름"이라며 이들을 '검은 선동 세력'이라고 규정했다.
반대나 비판 세력에 대한 윤 대통령의 적대감 표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6월 자유총연맹 기념식에서 윤 대통령은 "허위 선동과 조작, 가짜뉴스와 괴담으로 자유 대한민국을 흔들고 위협하며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세력"을 문제 삼으면서 "왜곡된 역사인식과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 세력"이라고 비판해 논란이 됐다. 윤 대통령이 야당과 진보 진영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기조는 지난해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 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반국가 세력'이 올해 '검은 선동 세력'으로 표현만 바뀌었을 뿐, 전체적인 인식의 흐름에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다.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광복회 주최 기념식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을 통합하고 올바른 역사의식을 기초로 미래로 나아가야 할 텐데, 아직도 잘못된 이념에만 국한해 철저하게 편 가르고 있다"며 "대통령이 본인에 대한 인식을 전혀 못 하시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지겹도록 강변해온 '자유' 타령을 50번이나 반복했다"면서 "자신과 정권에 비판적인 이들에 대한 적대감을 광복절 경축사에서까지 드러낸 것은 반드시 보복하겠다는 섬뜩한 독기가 읽힌다"고 주장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자유를 겁박하고 통일을 반대하는 세력이 누구냐"며 "경축사에 야당과 시민사회에 대한 적의만 가득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