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자력으로 본선 진출한 김은지 9단

입력
2024.08.1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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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박상진 7단 vs 백 김은지 9단
통합예선 결승
[6]



초읽기에 몰린 박상진 8단은 흑1에 틀어막는다. 백2와 교환되면서 집으로 계산하면 상당한 손해 수. 결국 이 교환이 심리적으로 커다란 나비효과를 불러온다. 흑3의 침입으로 마침내 찾아온 승부처. 김은지 9단은 백8, 10의 강수로 버틴다. 이때 놓인 흑13이 이 대국의 패착. 11도 흑1, 3으로 우변을 건너갔어야 할 자리였다. 흑9까지 쌍방 최선으로 진행된다면 흑이 아직 한 집 반가량 우세한 장면. 하지만 앞서 집으로 손해 본 악수 교환이 문제였다. 이 교환 하나가 박상진 8단이 냉정하게 계가 바둑을 선택하는 데 큰 장벽이 됐을 터. 실전 백14가 놓이자, 흑이 우변을 건너갈 길이 사라졌다. 흑15, 19는 어쩔 수 없는 내친걸음. 그러나 백20에 돌이 놓이자 우변 대마가 잡히는 게 결정됐다. 흑21, 23으로 억지 패를 냈지만 팻감이 부족한 상황. 결국 흑25의 자충 팻감을 쓰고 패를 따낸 사이 백28로 수를 메워 수상전이 명확해졌다. 흑이 팻감 사용 후 흑33에 따낸 사이 백34에 메워 자충으로 흑이 잡혔다. 12도 흑1에 메우면 부분적으로 빅 형태이나 우하귀 흑이 잡혀 빅이 성립되지 않는 모습. 결국 백38에 다다르자 박상진 8단이 돌을 거둔다. 결국 이 대국은 김은지 9단의 백 불계승으로 마무리됐다. 지난해 후원사 시드를 통해 본선을 밟았던 김은지 9단이 올해엔 자력으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K바둑 채널에서 해설을 맡았던 백홍석 9단은 “김은지 9단이 대국 내내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 이겨내고 본선 티켓을 얻어냈다. 복잡한 변화에서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정두호 프로 4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