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郡)·8구(區)' 체제를 '2군·9구'로 바꾸는 인천시 행정체제 개편을 20여 개월 앞두고 서구와 신설될 검단구의 경계 조정안을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지역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인구가 63만 명에 이르는 인천 서구를 경인아라뱃길을 기준으로 남쪽(서구)과 북쪽(검단구)으로 분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인천 제물포구·영종구·검단구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검단구 등 설치법)'이 2026년 7월 시행된다. 인천시는 법정·행정동 경계를 조정하기 위해 최근 서구와 검단구의 경계를 나누는 토지 분할 측량 작업에 착수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현재 서구 오류동은 두 개 구에 각각 포함된다. 수도권매립지와 드림파크 골프장, 경인항 인천컨테이너부두 등이 있는 아라뱃길 북쪽은 검단구로 편입되고, 정서진과 인천터미널물류단지, 종합환경연구단지, 창업·벤처녹색융합클러스터 등이 있는 남쪽은 서구에 남는다. 동명이 조정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개편안이 불합리하다며 지역 정치권에서 재조정안이 나오고 있는 점이 변수다. 매립지와 국립환경과학원·국립생물자원관·국립환경개발원 등이 몰려있는 환경연구단지가 검단구와 서구로 분리되는 데다, 인천시가 추진하는 강소연구개발특구도 쪼개질 처지에 놓이기 때문이다. 오류동이 지역구인 이순학 인천시의원은 "매립지는 검단구에, 매립지 조성에 따른 보상 차원에서 만들어진 환경연구단지는 서구에 있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서구와 검단구 경계 기준을 아라뱃길이 아닌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로 변경해야 한다는 안도 제시된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검단구 등 설치법에 명시된 경계 기준 좌표의 일부를 삭제해 경계를 재조정하는 논의가 물밑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행정구역 개편 추진 주체인 인천시와 서구는 경계 재조정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정치권과 주민 합의로 마련된 개편안을, 새 행정체제 출범이 2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손을 본다면 큰 혼란이 생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서구 관계자도 "남아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