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선릉의 봉분(무덤에 쌓은 둥근 흙더미)이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선릉은 조선 9대 왕 성종과 그의 계비 정현왕후(11대 왕 중종의 모후)가 안장된 왕릉으로, 정릉(중종의 능)과 함께 사적 제199호로 지정돼 있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오전 11시 14분 '누군가 선릉에 침입해 봉분을 훼손했다'는 왕릉관리소 직원의 신고를 접수해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용의자는 이날 새벽 강남구 삼성동 소재 선릉에 침입해 성종이 묻혀 있는 봉분을 파헤쳐 지름 약 10㎝, 깊이 약 10㎝의 구멍을 만들었다. 선정릉은 오후 9시 이후 일반인 출입이 금지돼 있는데, 용의자는 이곳에 무단 침입해 봉분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를 넘어 병풍석(봉문 아래 흙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돌) 바로 윗부분을 훼손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확보해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대한 빠르게 범인을 검거해 자세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문화유산법에 따르면 지정 문화유산을 손상·절취·은닉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