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생 부모들에게 제공하는 차량 스티커가 온라인에서 화제다. 'PROUD PARENT'(자랑스러운 부모)라는 문구에 서울대 로고가 박힌 스티커를 두고 "학벌 과시"라는 비판과 "학부모가 할 법한 자랑"이라는 의견으로 갈린다.
13일 엑스(X)에는 서울대 로고와 영문 학교명, 'PROUD PARENT'라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부착한 차량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을 올린 누리꾼은 "옛날엔 (학교) 배지, 과잠(학과 점퍼)으로 계급 과시하더니 이젠 차에도 이러냐"며 "학벌 자랑"이라고 비판했다. 이 게시물은 하루 만에 조회 수 115만 회에 달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해당 스티커는 서울대발전재단에서 서울대 재학생 학부모들에게 지급하는 'SNU Family 차량 스티커 세트' 중 하나다. 재단 홈페이지에서 자녀의 이름과 입학 연도, 단과대, 학과 등의 정보를 기재한 뒤 신청하면 학교 정보가 담긴 책자 등과 함께 발송해 준다. 스티커는 단순 기념품으로 교내 차량 출입이나 주차 목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
글을 접한 누리꾼 반응은 양분됐다. 상당수가 "지나친 학벌 과시"라는 작성자 주장에 동의했다. 대학 이름과 학과 로고를 기재해 학벌주의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과잠(학과 점퍼)'과 차량 스티커가 똑같은 역할을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학생 본인도 아닌 학부모가 자녀의 대학을 자랑하는 행동은 학력 집착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누리꾼들은 "서울대 학생증을 마패처럼 보여주고 다니는 거랑 뭐가 다르냐", "부모가 학교를 간 게 아닌데 왜 자랑은 부모가 하는 건지 의문이다"라는 반응을 남겼다.
반면 '학부모가 충분히 할 법한 자랑'이라며 스티커 부착자를 옹호하는 의견도 많았다. 한 누리꾼은 "남한테 피해를 준 것도 아니고 자식이 서울대 가서 자랑스러울 수도 있다"며 "왜 조롱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해외에선 학부모 차량 스티커가 어느 대학에서나 흔히 파는 기념품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서울대만 유난을 떠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실제 미국 조지아대, 펜스테이트대, 스탠퍼드대 등 여러 대학에서 비슷한 차량 스티커를 6,000~1만 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다. "PROUD (학교 이름) GRANDPA"같이 조부모용 문구를 적거나, 같은 문구로 자석, 티셔츠, 텀블러 등을 제작하는 등 상품 종류도 더 다양했다.
한 누리꾼은 "미국에선 가족 내에 자식이 처음으로 대학을 가고 학사 학위를 받는 사람들도 많다"며 "각자의 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 성인(25~64세)의 2022년 기준 고등교육(전문대학·대학·대학원) 이수율은 52.8%로, OECD 평균(40.4%)보다 훨씬 높다 보니 "같은 문구라도 해외와 우리나라에서 받아들여지는 게 다를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재단 관계자는 "서울대 이전에 국내외 다수 대학에서 학교 로고를 활용한 스티커가 인기인 것을 보고 저희도 소량 제작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면서 "소속감 고취 목적의 단순 기념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