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전년 동월 대비)이 3개월 만에 10만 명대를 회복했다. 일자리 훈풍에 고용률은 1982년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았다. 다만 건설업은 3개월 연속 취업자가 감소하며 '일자리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임시 일용직 비중이 높은 건설 노동자들에게 일자리를 적극 주선하고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고용보험 가입률을 높이는 대책을 내놨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885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7만2,000명 증가했다. 5월 8만 명, 6월 9만6,000명으로 두 달 연속 10만 명을 밑돌던 취업자 수 증가폭이 10만 명대를 회복한 것이다. 고용률(인구 대비 취업자 수)은 63.3%로 역대 7월 고용률 중 최고치였다. 실업자 수는 1년 전보다 7만 명 감소한 73만7,000명이었다. 전체 실업률은 2.5%로 역대 7월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그럼에도 일자리의 질 자체가 나아졌다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공공 일자리를 늘려 고령층과 단기근로자를 고용한 것이 취업자 증가를 견인한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취업자는 60대 이상에서 27만8,000명이 증가한 반면, 청년층(15~29세)에서는 14만9,000명 감소했다. 취업 시간대별로는 주당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35만7,000명 늘어났지만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9만4,000명이 줄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고용 불황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201만4,000명)는 전년 동기 대비 8만1,000명이 줄어 2013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최근 3개월 감소폭도 5월(4만7,000명), 6월(6만6,000명)로 확대되고 있다. 고금리 여파와 공사비 상승에 따른 발주 부진으로 건설 경기 자체가 얼어붙은 데다가 공사 현장도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며 작업 진척이 더딘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건설업이 유독 고용 회복세에 역행하자, 정부 일자리전담반은 이날 '건설업 일자리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일자리전담반은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해 일자리 창출 및 연계 대책을 논의하는 태스크포스(TF)다.
이번 방안에는 건설노동자 고용보험 확대가 포함됐다. 건설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률이 18.8%로 낮아 일자리를 잃으면 곧바로 생계에 타격을 받는 상황인 만큼, 10인 미만 사업장 중 새롭게 고용보험에 가입하는 경우 고용보험료 80%를 3년간 지원한다. 고용보험에 가입하면 최대 270일간 실업급여 수급이 가능해진다.
건설노동자의 전문성 향상과 업종 전환을 위한 지원책도 마련됐다.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내일배움카드 한도를 4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올린다. 직업훈련 기간 생계 유지를 위해 생계비 대부 한도를 1,500만 원으로 확대하고 퇴직공제금을 활용한 생계비 무이자 대부 요건도 완화할 계획이다. 건설현장 밀집 지역에는 '건설업 지원팀'을 구성해 노동자와 현장을 연결한다. 현재 건설노동자 대부분은 인맥이나 인력사무소를 통해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데, 정부 차원에서 원활한 일자리 연계를 돕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업종 활성화를 위해 다음 달 공사비 안정화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기재부, 국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해 규제 완화, 골재 공급제도 개선 등 비용 상승을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이달 8일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도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수도권 그린벨트를 일부 해제해 주택 42만7,000호를 공급하는 내용이다. 공공기관 차원에서도 도로구조물 보강, 재포장 등으로 건설 투자 예산을 2조 원가량 늘린다.
노조는 이번 방안에 대해 "근본적 대책이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건설연맹은 "정부가 내놓은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은 착공이 아무리 빨라야 2~3년 뒤라 당장의 대책이 될 수 없다"면서 "일자리 지원 방안도 사실상 건설노동자의 타 업종 전직 지원 방안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건설 일용근로자 기능 향상 훈련사업 예산을 복원해 청년노동자를 유입시키고 건설기능등급제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