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F-15 전투기 50대를 포함해 총 200억 달러(약 27조 원) 이상 규모의 무기를 판매하는 것을 잠정 승인했다. 바이든 정부는 “이스라엘의 방위 역량 지원”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무차별 공습을 가하는 이스라엘에 계속 무기를 쥐어주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이날 2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무기를 이스라엘에 판매하겠다고 결정해 의회에 승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F-15 전투기 50대와 첨단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탱크용 포탄, 고폭탄, 중형 전술차량 등을 이스라엘에 전달하는 것으로, 이번 무기 판매 계획은 의회 승인을 거쳐 실행된다.
미국 국무부는 의회에 보낸 서신을 통해 대(對)이스라엘 무기 지원 필요성을 설명했다. 국무부는 서신에서 “미국은 이스라엘 안보에 전념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강력하고 준비된 자체 방위 역량을 개발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미국의 국가 이익에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도 환영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엑스(X)를 통해 “중요한 전력 증강을 추진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에서는 지난달 31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정치지도자였던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 방문 중 암살당한 뒤 확전 긴장감이 치솟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는 막대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어 미국의 무기 지원을 비판하는 여론도 거세다. 미국 CNN방송은 “이번 무기 판매는 바이든 정부의 가자지구 전쟁 정책에 대한 비판자들의 격렬한 항의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상 타결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는 분위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 루이지애나주(州) 뉴올리언스의 한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휴전 협상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란이 (보복과 관련해 앞으로) 무엇을 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타결될 경우 이란이 보복 공격을 보류할 가능성이 있느냐’라는 질문에는 “그것이 내 예상”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