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여기서 울지 마세요 외

입력
2024.08.17 04:30
11면
문학·어린이 청소년

△여기서 울지 마세요

김홍 지음. 현실과 상상을 절묘하게 가로지르는 소설 10편이 실렸다. 곳곳에 풍자와 유머를 심었다. 표제작은 성격유형검사(MBTI)에서 ESFP가 나온 알바생 ‘산해’를 내세워 무분별한 유형화의 문제를 짚는다. '인생의 그라운드'는 부동산 사기에 걸려든 ‘나’와 가상화폐 사기로 전 재산을 잃은 이모를 그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마저 초대형 사기를 당해 야구 경기가 사라진 세상이 배경이다. 문학동네·344쪽·1만6,500원

△자연의 가장자리와 자연사

신해욱 지음. 26년간 시를 지어온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이다. '자연’이라는 단어를 고찰하며 뻗어낸 49편의 시에는 나무, 비, 까마귀 같은 자연의 면면과 신앙 등 다양한 소재가 담겼다. 지난 시집 '시인의 말'에서 책 제목을 가져온 시인은 표제작을 총 4편으로 변주했다. 언어를 충돌시켜 모순을 자아내고, 시 쓰기에 대한 끈질긴 탐구로 새로운 시적 형식을 쌓아 올렸다. 봄날의책·172쪽·1만3,000원

△내가 네번째로 사랑하는 계절

한정원 지음. 매달 한 명의 시인이 하루 한 편씩 쓴 글을 묶어 전하는 '시의적절’ 시리즈의 신작. 8월의 시인인 저자는 ‘내가 네번째로 사랑하는 계절’인 여름에 대한 이야기로 책을 채웠다. "7월과 9월 사이의 그림자"를 붙잡으며 적은 사색과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하는 일상, 아픈 몸으로 지냈던 몇 년을 돌아보는 글 등 다양한 산문과 시, 저자가 찍은 사진이 함께 실렸다. 난다·144쪽·1만5,000원

△무인카페

지상 지음. 30여 년간 여행작가 이지상으로 활동한 저자의 첫 장편소설이다. 서울 가장 동쪽에 자리한 어느 동네의 무인카페에 은둔형 외톨이와 휴학생, 주부, 사기를 당하고 은퇴한 공무원 등이 모여든다. 이들은 카페에 놓인 노트에 사연을 적고 답글을 달며 소통한다. 서민들의 일상에 서린 애환, 서로를 향한 공감과 위로에서 시작되는 따뜻한 연대가 그려진다. 문학수첩·408쪽·1만5,000원

△너는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한다

창작동인 뿔 지음. 2016년 결성한 창작동인 뿔의 두 번째 시집. '미래 없는 세대'라 불리는 세 명의 젊은 시인들이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지만, 동시에 불확실성의 영역이며 미지의 바다"인 미래를 그리며 52편의 시를 썼다. 이들은 현실의 차별과 폭력을 바라보면서도 아름다움을 계속 떠올린다. "미래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현재에 대한 희망이며, 마찬가지로 과거에 대한 애도”라는 생각이 담겼다. 걷는사람·144쪽·1만2,000원

△외꺼풀

데브 JJ 리 지음. 이주혜 옮김. 한국계 미국인이 ‘이방인‘으로 산 청소년기를 그래픽노블에 녹였다. ‘데보라’는 쌍꺼풀 있는 사람들 틈에서 혼자 외꺼풀인 자신이 낯설기만 하다. 한국과 미국, 외꺼풀과 쌍꺼풀의 경계에 머물며 외로움을 느낀다. 이민 1세대 엄마와의 갈등, 친구 관계가 주는 불안감, 불확실한 진로로 방황한다. 그러나 성장통을 딛고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며 조금씩 단단해진다. 창비·356쪽·1만9,000원


어린이·청소년

△눈과 보이지 않는

데이브 에거스 글. 숀 해리스 그림. 송섬별 옮김. ‘요하네스’는 주인이 없는 자유로운 개다. 공원의 우리 안에 갇힌 들소들의 ‘눈’이 돼 공원에서 일어나는 일을 기민하게 관찰한다. 요하네스와 동물 친구들은 들소를 탈출시키는 작전을 세운다. 주체적인 삶과 자유를 찾아 나선 동물들은 모험을 통해 삶의 진실에 눈뜬다. 동물들의 우정과 열망, 용기가 섬세한 삽화를 타고 전해진다. 위즈덤하우스·296쪽·1만9,000원

△굶주린 호랑이

백인태 지음. 한때 동물의 왕으로 숲을 호령한 호랑이는 이제 굶주리고 지쳤다. ”쇳덩이로 무장한 털 없고 자비 없는 인간들”에게 습격당한 탓. 사막으로 간 호랑이는 점점 쪼그라든다. 지나가던 나그네는 골골대던 호랑이가 가여워 집으로 데리고 간다. 고양이인 척 살아가는 호랑이는 가끔 포효한다. '어호옹' 하고. 책 속 그림은 100% 디지털로 창작됐다. 글로연·42쪽·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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