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부담 가중' 지적 나온 자동차세 증세 멈춘다

입력
2024.08.13 18:06
연납 10% 할인 혜택, 올해 5%까지 줄여
"고금리·고물가 시대 서민 부담" 불만
정부, '내년 3%로 축소' 추가 증세 계획 철회

정부의 감세 기조와 달리, 고금리·고물가 시대 '서민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던 자동차세 증세(본보 2024년 1월 5일 자 10면)가 중단된다. 1년에 두 차례(6·12월) 나눠 내야 하는 자동차세(소유분)를 연초(1월)에 한꺼번에 내면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연납)의 할인율을 내년에 더 낮추기로 했던 정부가 올해와 동일하게 유지키로 결정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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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는 자동차세 연납 할인율을 2025년 3%로 인하할 예정이었으나, 납세자 편의를 고려해 5%로 상향 조정한다고 13일 밝혔다. 행안부 관계자는 "대외 여건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연초 언론 보도와 다양한 의견들이 있어 내년과 그 이후에도 일단 5%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2020년 12월 개정된 지방세법시행령 125조(자동차 소재지 및 신고납부) 6항에 따라 할인율을 줄이는 방식으로 내년에도 증세를 할 방침이었다. 연납 할인은 처음 시행된 1994년 당시 고금리(12.7%) 상황 등을 고려해 할인율이 10%로 정해진 뒤 줄곧 유지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례 없던 0%대 초저금리 시대로 바뀌었다. 정부와 지자체는 "할인율 10%는 과하고, 지방세수도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할인율을 지난해는 7%, 올해는 5%, 내년부터는 3%로 점차 축소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때 풀린 돈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2022년부터 각국이 금리를 급격히 올려 '고금리' 시대가 다시 도래했고, 그럼에도 고물가 현상은 올해까지 이어졌다.

이런 와중에 자동차세는 예정대로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증세가 이뤄져 납세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 연납했던 시민들의 반발이 컸다. 서울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1월 연납 기간에 사업상 차량을 여러 대 보유한 고액 납세자들 중심으로 '세금 미리 내지 말고 차라리 금융상품에 넣어 놓는 게 낫다' 등 연납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