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 후보들 일제히 '정봉주 비판'… 김어준에게 '털공' 불똥도

입력
2024.08.1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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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 일제히 정 후보 비판 인증글 올려
당원 분노 활용한 공격에 전대는 과열 양상
정봉주 "개딸은 '이재명팔이' 아냐" 추가 해명

닷새 앞으로 다가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의 ‘이재명팔이 척결’ 발언에 대해 당원들의 분노가 들끓자, 최고위원 후보들이 일제히 정 후보에게 맹공을 퍼부으면서다. 정 후보가 추가 해명에 나섰지만, 당원들의 분노를 활용한 다른 후보들의 공격이 계속되면서 전당대회 이후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고위원 후보들에게 정 후보는 공적이 된 분위기다. 12일 '이재명팔이' 기자회견 이후 강성 당원들은 정 후보를 향해 ‘사퇴’를 촉구하기 시작했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이 폭로한 ‘정 후보의 이재명 비방’ 논란에 대한 정 후보의 해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정 후보는 “진의가 과잉됐다”고 설명했지만, “명팔이” “암덩어리“ 등 과격한 발언들이 당원들을 더 자극했다. 일부 강성 당원들은 이개호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에게 정 후보에 대한 징계까지 요구했다.

당원 반발이 커지자, 경쟁이 치열해진 후보들은 선제적으로 정 후보를 타격했다. 김병주 후보가 가장 먼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누가 앞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하면서, 뒤에서는 ‘제왕적 당대표’ 운운하며 보수 언론의 먹잇감으로 팔아넘겼느냐"고 비판했다. 한준호 후보는 "'이재명팔이' 누가 하고 있습니까"라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강성 당원들 사이에서는 "속 시원하다" "촌철살인이다"라는 반응이 잇따랐다.

이를 지켜본 다른 최고위원들도 정 후보 비판에 가세했다. "(이재명) 더 팔겠다"(강선우) "당원들이 상처받았다"(이언주) "단 한번도 총구를 내부로 돌리지 않았다"(전현희) 등 모두 직·간접적으로 정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후보들 간 비방이 이어지는 데 대해 한 최고위원 후보는 “비판 대열에 합류하긴 했지만, 비판으로 또 일을 키우는 것은 당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당원들의 분노는 과거 정 후보와 '나는 꼼수다'에서 호흡을 맞췄던 방송인 김어준씨에게 향했다. 정 후보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는 사실상의 ‘십자가 밟기’다. 이들은 김씨를 역술인 천공에 비유한 ‘털공’이라고 비난하며 입장을 요구했다. 하지만 김씨가 이날 방송에서 정 후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자, 댓글창엔 "정 후보와 한패라 말 못 하는 공장장"이라는 취지의 비판글이 도배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 후보는 다시 한번 자세를 낮췄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후보를 간절히 지키고자 하는 개딸, 당원들이 '이재명팔이'일 수 있느냐"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 0.73%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내부 분열, '계파정치'였다"며 "오직 당원과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