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이 1년 6개월가량 조정기를 거친 뒤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일부 중심 지역은 과거 전고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도권과 지방 간 집값 초양극화로 서울 쏠림이 심화하고 있는 터라 전고점을 넘어서는 지역이 잇따를 전망이다.
13일 한국일보가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최근 신고가 거래가 속출한 서울 서초구와 성동구의 아파트 매매지수(8월 5일 기준)가 2년여 만에 전고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서초구 아파트 매매지수는 107.6으로 2022년 7월 세운 전고점(106.2)을 1.4포인트나 웃돌았다. 서초구는 7월 셋째 주(106.5) 처음 전고점을 넘어선 뒤에도 큰 폭의 상승세가 이어지며 매주 고점 기록을 경신 중이다.
성동구는 8월 첫째 주 매매지수 102.7을 기록해 전고점이던 2022년 1월 기록(102.1)을 넘어섰다. 2년 7개월 만의 고점 경신이다. 성동구는 올해 아파트값이 5.36%, 서초구는 3.86% 올랐다. 각각 서울 지역 아파트값 상승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이들 지역에선 최근 신고가 거래가 잇따를 만큼 매수세가 몰리며 매주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구 매매지수는 104.2로 전고점(105.7·22년 5월)의 98.5%, 송파구(104.2)는 전고점(105.4·22년 1월)의 98.6%까지 회복했다. 용산구(103.2) 역시 전고점(105.8·22년 6월)에 거의 다다른 상황(97.5)이다.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는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 한강변 입지를 갖춘 성동구 중심으로 집값이 뛰며 서울 아파트 매매지수(96.3%)도 전고점(104.3·22년 1월)의 92.3%까지 회복한 상황이다. 다만 과거 집값 열풍을 이끌었던 노원(89.5)·도봉(85.2)·강북구(87.1) 등 서울 외곽 지역은 아직 전고점(각 105.8·104·102.1)까지 여유가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현재까지 물량만 7,000건에 육박하는 등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하락 기대감과 맞물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지방 원정 투자가 늘어난 결과다.
정부는 서울 중심부 집값 급등이 주변으로 번지는 걸 막기 위해 11월 서울 그린벨트 해제 지역(5만 호 공급)을 발표하는 등 신속한 주택 공급에 주력한다는 계획이지만 시장은 정책 효과를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가장 중요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는 국회 통과가 확실치 않고 그린벨트를 통한 주택 공급 역시 10년 가까이 걸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2027년까지 주택 공급난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