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 '러 본토 진격'에 회의 소집… "합당한 대응" 다짐

입력
2024.08.13 01:07
"적 영토에서 몰아내고 국경 안보 보장해야"
보고에선 "우크라, 러 28개 마을 통제" 언급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회의를 주재해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공격에 대한 대응을 다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일부를 점령한 등 기세가 높다는 사실이 언급됐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에서 쿠르스크주(州) 등 접경지 상황 회의를 열고 "적을 영토에서 몰아내고 제압하며 안정적인 국경 안보를 보장하는 것이 주 임무"라고 지시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회의는 지난 7일, 9일에 이어 세 번째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도발'로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면서 "적은 분명 합당한 대응을 받을 것이고 우리가 직면한 모든 목표는 의심의 여지 없이 달성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부터 국경을 넘어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에서 지상전을 일주일째 벌이고 있다. 이 전투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러시아 본토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최대 공격으로 평가받는다.

이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를 일부 장악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쿠르스크의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주지사 대행은 이날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해 우크라이나가 40㎞ 전선에 걸쳐 러시아 영토 안 12㎞까지 진입했으며, 총 2,000여명이 사는 28개 마을을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고 있는 등 상황이 어렵다고 보고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의 쿠르스크 공격으로 지금까지 민간인 12명이 사망하고 121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지금까지 쿠르스크 주민 12만1,000명 이상이 대피했고 5만9,000명이 더 떠나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본토 공격에 대해 차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서방의 도움을 받아 도발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민간인과 민간 인프라를 공격하거나 원자력발전소 시설을 위협하는 자들과 무슨 협상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평화 협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앞서 전날 러시아가 통제 중인 자포리자의 원자력발전소에서는 냉각탑 1대에 화재가 발생했는데, 화재 책임을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를 비난하며 공방을 벌였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0일 연설에서 "침략자(러시아)의 영토로 전쟁을 밀어내기 위한 우리 행동에 대해 보고받았다"며 러시아 본토 진격 사실을 공식화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공격에 대해 "그들(러시아)도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느껴봐야 한다"고 말했으나 공격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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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