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주문생산(ODM) 회사인 한국콜마, 코스맥스가 2분기(4~6월)에 나란히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조선미녀, 마녀공장 등 국내 중소형 화장품 업체가 미국,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급성장하자 이 제품을 만드는 ODM 회사도 호실적을 보이고 있다.
코스맥스는 연결기준 2분기 매출이 5,515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1% 늘었다고 12일 밝혔다. 영업이익(467억 원)은 1.5% 증가하면서 주춤했다. 다만 영업이익도 상반기로 넓혀보면 9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53.9% 뛰었다.
지역별로 보면 2분기 한국 법인 매출이 전년과 비교해 25.1% 늘어난 3,48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인도네시아, 태국 법인 매출은 254억 원, 103억 원으로 각각 23%, 50.8% 증가했다.
반면 중국 법인 매출은 4.1% 감소한 1,476억 원으로 부진했다. 중국 소비자가 경기 부진 여파로 지갑을 열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맥스에 따르면 6월 기준 중국 화장품 소매판매액은 전년 대비 15% 줄었다. 미국 법인 매출 역시 5.6% 감소한 360억 원으로 나타났다. 2분기 물량 일부를 1분기에 앞당겨 생산하면서 2분기 매출이 줄었다는 게 코스맥스 설명이다.
코스맥스는 성장 요인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하고 있는 K뷰티를 꼽았다. 관세청 집계 결과 화장품은 올해 상반기 수출액이 전년 대비 18.1% 증가한 48억2,000만 달러(약 6조7,000억 원)를 기록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K인디 브랜드의 세계화, 지속적인 혁신 제품 출시, 생산능력 확대 등을 통해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화장품 OEM·ODM 회사인 한국콜마는 성장세가 더욱 가파르다. 9일 공개한 한국콜마의 2분기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이 717억 원으로 전년보다 28.9% 뛰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361억 원)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이다. 매출 역시 10.1% 늘어난 6,603억 원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선 한국콜마 성적을 예상보다 좋은 '어닝서프라이즈'로 보고 있다. 이를 반영해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은 이날 한국콜마 목표주가를 각각 7만7,000→9만5,000원, 8만→8만8,000원으로 높이기도 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OEM 산업은 주문량이 밀려들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버거울 정도로 호황기"라며 "한국콜마는 선크림 시장 내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가져감과 동시에 생산효율 개선 노력이 빛을 보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