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충암고 1년 선배 김용현, 국방장관 발탁... 野 "특검 조사실로 가야"

입력
2024.08.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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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선 캠프부터 보좌한 최측근 인사
'입틀막 경호' '수사외압 연루 의혹' 논란 
민주당 "제정신이냐"… 송곳 검증 예고

12일 국방부 장관에 지명된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로 정치 입문과 함께 안보 라인의 최측근으로 꼽혔다. 갑작스러웠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인사는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경호처의 이른바 '입틀막' 과잉 경호 문제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 논란의 중심에 있다는 점에서 야당은 "김 처장이 앉을 자리는 특별검사 조사실"이라며 강도 높은 검증을 예고했다.

김 처장은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1호 합류 인사였다. 국방정책분과위원장을 맡으면서 사실상 안보 라인의 중추 역할을 담당했다. 대선 승리 이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부팀장으로 활동하며 대통령실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작업을 주도했다. 이 때문에 김 처장은 윤석열 정부 초대 국방부 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윤 대통령과 더 근거리인 경호처장을 먼저 맡았다.

김 처장은 육사 38기로 임관한 예비역 중장이다. 육사 기수로는 이종섭 전 장관(40기)보다 선배고, 신원식 장관(37기)보다는 후배다. 이 전 장관 재임 시절에는 '김용현의 국방부'라는 얘기가 회자될 정도로 대선 때부터 준비한 주요 국방정책에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인사 직후 군 내부에서도 "막후에서 실력을 행사했던 김 처장이 이제 전면에 배치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야당은 김 처장 지명을 강하게 규탄했다. 김 처장 재임 시, 대통령 경호처는 대통령 참여 행사에서 강성희 진보당 의원과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졸업생 등의 항의성 발언이 나오자 입을 틀어 막아 '과잉 경호'라는 비판을 받았다. 아울러 지난해 8월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진 기간, 이 전 장관과 김 처장이 수차례 통화한 내용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전문 인사의 극치이자 인사 만행"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수사 외압의 피의자로 입건돼도 모자랄 사람을 장관에 앉히겠다니 제정신이냐"며 "(김 처장은 ) 온 국민이 묻고 있는 대통령실 전화번호 ‘02-800-7070’ 그 번호의 비밀을 감추고 있는 장본인"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 국정농단의 중심에 있는 김 처장의 부적격성을 국민 눈높이에서 낱낱이 밝혀내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권 내부에서는 채 상병 특별검사법 국회 청문회 등을 통해 김 처장 개입을 입증할 결정적 단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지명에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 아니겠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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