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로 계곡 찾았다가 익수자 구한 해병대원들

입력
2024.08.12 15:45
미담 주인공 박원규·유동원 병장
휴가로 양산 배내골 갔다가 목격 
의식 잃은 익수자에 심폐소생술
뒤늦게 국민신문고 글로 알려져

해병대 병사들이 휴가로 계곡을 찾았다가 피서객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2일 해병대 1사단에 따르면, 해병대 1사단 수색대대 박원규(22) 병장은 지난달 20일 휴가를 맞아 해병 훈련소 동기생(1293기)이자 고향 친구인 해병대 2사단 선봉여단 유동원 병장과 경남 양산시 원동면 배내골계곡을 찾았다. 두 병장은 한창 물놀이를 즐기던 중 물에 빠졌다가 구조된 20대 후반의 한 남성 피서객을 목격했다. 이 남성은 함께 놀러 온 일행들에 의해 구조는 됐지만, 일행들이 심폐소생술(CPR)을 할 줄 몰라 의식이 없는 상태로 누워 있었다.

해병대 입대 후 평소 익수자의 응급처치를 잘 숙지한 두 병장은 곧바로 남성에게 달려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구조된 남성은 의식이 없는 것은 물론 혀까지 말려들어간 긴박한 상황이었다. 박 병장은 기도를 확보했고, 뒤이어 유 병장과 교대로 호흡이 돌아오도록 유도했다. 다행히 남성은 호흡과 의식이 돌아왔고, 이어 119 구급대가 도착하면서 병원으로 이송됐다.

두 병장의 미담은 당시 물에 빠진 남성과 함께 계곡에 놀러 온 일행이 국민신문고에 감사의 글을 남기면서 알려졌다. 익수자의 지인은 국민신문고에 “해병대원 박원규님과 유동원님 두 분 덕분에 친구는 건강을 회복해 잘 지내고 있다”며 “기회가 된다면 빠른 시일 내 꼭 밥 한 끼 사고 싶다”는 칭찬 글을 남겼다.

박 병장은 “입대 전에도 익수 사고를 목격한 적 있어 해병대 입대를 결심했고 수색대대에 자원했는데 수색대원으로 국민의 생명을 살려 보람을 느낀다”며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고, 다시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가장 먼저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유 병장도 “당시에는 익수자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고향 친구로 한날 한시에 입대한 박원규 병장과 함께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보탬이 돼 매우 뿌듯하다”고 말했다.

포항=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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